4.3 70년,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제주에 봄이 왔습니다
하얀 벚꽃 비가 내리고 온 산이 푸르러집니다
그 어느 계절보다 아름다운 이맘때의 제주
엊그제 무릎까지 눈이 쌓였던 것 같은데
그 눈만큼이나 시리게 하얀 목련이 가득 피었습니다
노란 유채꽃과
한껏 물오른 청보리
그리고 이제 떠날 채비를 하는 동백이 있습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더 슬픈 제주의 4월을 아시나요
(이미지 출처: http://jeju.kakao.com/news/view/51)
제주의 4.3은 1948년 4월 3일 시작되었지만 1954년까지 무려 7년간 계속 된
양민 학살 사건입니다
제주에서 발딛는 모든 땅에서 사람이 죽어갔던 것이죠
이 좁은 섬 안에서 갈 곳은 없었습니다
해안가에선 남한 군인과 서북청년단 토벌대가
중산간에선 남로당 무장대가
양쪽에서 아무 죄 없는 도민을
아이부터 노인까지 학살하고
식량을 수탈하고
마을에 불을 지르고
부녀자를 겁탈했습니다
제주는 저 세상이 아닌 이 세상의 지옥이었죠
하얀 안개가 정상을 감싸 안은
신비로운 성산 일출봉입니다
그리고 일출봉이 보이는 이곳 광치기 해변에서도
400명 넘는 주민이 무참히 사살되었습니다
올레 1코스와 2코스가 만나는 지점이라
올레길을 알리는 간세가 서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지나치는 곳이지만
불과 얼마전까지 이 해변이 학살터라는 사실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제 이곳이 유적지임을 알리는 간판이 서고
추모비가 건립되었습니다
누군가 놓고 간 하얀 국화 한 다발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 서 있는 이 발 밑에 여전히
억울하게 스러져간 영혼의 한이 서려있습니다
이곳 해안가가 바로 악명높은
서북청년단의 주둔지였던 것이죠
그렇게 70년
성산포는 여전히 말 없이 이곳을 내려다봅니다
다시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이 오면
무심한듯 슬픈듯
여전히 그 자리에서요
4.3 70년을 맞아
제주에서는 곳곳에서 다양한 추도 행사와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계절, 제주를 방문하실 때
제주의 슬픈 역사도
함께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내일은 영화 '지슬'의 실제 현장이었던
안덕면 동광리로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