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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바로 서른 두번째 헌혈이라고 했다.
다행히 확률을 조금씩 줄이고는 있다만,
32분의 확률로 간호사가 실수를 한 적 이 있다.
대단한 것은 아니었고 그저 튜브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피가 시트에
조금 쏟아졌던 정도니까.
뭐 나에게는 특별한 고통도 없었고 수습도 빠르게 되었었다.
특별히 나쁘다, 이상하다 라는 기억은 아니니까.
단지 괘나 선명한 기억으로는 남아있다.
내 피가 무슨 색인지 알게 되는 경험은 생각보다 그리 자주 오지 않는다.
아주 어렸을 적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는 일이라던지의 사건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새하얀 시트 위로 세상의 모든 빨강이 지나간다. 그 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을가.
나는 그 순간 내가 흘려내는 이 피로
나를 구하는 경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아주 잠깐, 문득 했던 것 같다.
때마침 서른 두번째 경험이 되었으니 내 나이를 따라잡고 있는 거라 말할 수 있겠다.
수혈이라는 건 어떤 경험일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