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마존에 입사할 때 세팀 중에서 일하고싶은 한 팀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각 팀의 매니져와 30분 정도의 통화를 하고 궁금한것들을 자세히 알아본 후 결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왜 그렇게 과감했는지 모르겠지만, 실무에서는 전혀 사용해보지 않은 언어인 자바,루비온레일즈, 리액트를 사용하는 팀을 선택 했습니다. 그리고 분야 역시 경험이 전무한 파이넨셜 시스템 개발 분야였습니다. 아마도 이전에 다니던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의 유익함을 제대로 맛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무능(?)한 존재로써 입사한 후, 쫒기는 듯한 몇달을 보내야 했습니다. 언어를 차분히 익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필요한것만 빠르게 익히며 일을 해야 했는데 아마존 내부 시스템이익히는것 자체로만도 버거웠고, AWS 리소스를 사용하는것도 익숙해지는데는 역시 시간이 많이 소모 되다보니 뭐든 예상 했던 것보다 두세배는 오래 걸렸습니다. 게다가 입사한지 4주 만에 매우 생소한 서비스 설계를 떠안게 되면서 적응 기간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어둠속에서 더듬어가며 길찾는 것처럼 일을 했습니다. 전에는 없던 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상당한량의 미팅과 시스템 디자인 그리고 코딩을 소화해야 했는데, 새로운것을 익히면서 동시에 감당해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좋은 성과를 내기는 커녕 오히려 기대치보다 못하다는 피드백을 받았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프로젝트에 흥미가 도무지 생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자체가 요구하는 기술적인 깊이도 거의 없고, 프로젝트 관련 지식들에도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것도 흥미가 금새 사라지더군요. 관심없는 분야에서 일하는게 얼마나 피곤하고 답답한 것인지 절실히 느꼈죠. 즐겨보려고 노력해봤으나 그게마음대로 되지가 않더라구요.
지루한 회사일 때문에 무기력함을 느낄 때마다, 스팀잇에 글을 쓰고 스팀 관련 개발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집에와서 코딩하는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없는 일에 시달리다보니, 차라리 하고싶은 프로젝트를 하는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더라구요.
결국 몇달을 고민하다가 팀을 옮기기로 결심 했고, 이번달 하순부터 새로운 팀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경력과 관련도 되어 있고 개인적으로 관심도 있는 프로젝트라서 이번에는 더 즐기면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더 빨리 팀을 옮길수도 있었지만, 1차 프로젝트가 완료되기 전에 옮기면 자칫 도망치는듯한 인상을 남길것 같기도 하고, 또한 프로젝트에 악영향을 주면서까지 개인적인 욕심을 챙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1차 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 되는 시점에 맞춰서 팀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현재는 1차 프로젝트는 이미 완료 되었고 2차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있는 시점이라 업무가 비교적 널널하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옮길 수가 있게 되었네요. ㅎㅎ
어느덧 다음주가 현재 일하는 팀에서의 마지막 주 입니다. 새로운 팀에서 시작하기전에 리프레시를 위해 일주일 휴가를 냈습니다. 스팀페이 프로젝트도 좀 진행하고 다음 팀에서 하는 프로젝트 설계자료도 읽어보면서 새로운 시작을 차분히 준비하는 시간이 될것 같습니다.
새 팀에서는 좀더 신나게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회사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스팀 개발은 생각조차 안났으면 좋겠네요. ㅋㅋ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