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휴가라고 하면 경치를 구경하며 돌아다니거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점점 조용한 곳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하기엔 조금 서러워서 성숙해져가기에 그러나보다 하고 생각해봅니다. 이번 휴가 때 너댓권의 책을 읽고 싶었는데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에 우선권을 두다보니 겨우 두 권의 책을 읽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두 권 모두 시간이 지나고 한 번 다시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었습니다.
"분배정치의 시대"는 기본소득과 관련된 책입니다. 저자는 남아공의 사례를 중심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인류학적, 사회학적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소득 분배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노동과 분배에 대한 고찰, 미래의 노동환경이 우리에게 가져올 도전, 기본소득에 대한 찬반 인식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고의 틀 등을 다방면으로 살펴보며 기본소득이 왜 새로운 분배 방식으로 고려되어야 하는지 강조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발전과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생채 인식 기술 발전이 기본소득 제도 확산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설명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책에서 발췌한 몇 가지 인상적인 구절을 공유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시민권은 투표할 권리가 아니라 "국가의 부에 참여할 권리"로 이해된다.
정당한 몫의 정치가 정말로 영향력을 가지려면 두 가지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 첫 번째는 분배의 제도적 기제를 식별하고 만들어내는 것이며, 두 번째는 몫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는 정치적, 윤리적 참조 틀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준 바가 있다면, 그것은 원래의 의도에 대한 존경 없이 이데올로기적 순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다양한 제도적, 개념적 요소들을 한꺼번에 분출해 왔다는 것이다. (중략) 이러한 가능성을 고려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열린 마음과 기꺼이 놀랄 의향 같은 모종의 덕을 갖추고 사고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정치는 연역적이기보다는 귀납적이어야 하고, 판단적이기보다는 실험적이어야 한다.
두번째로 읽은 책은 "플랫폼 레볼루션"입니다. 이 책은 기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쯤은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플랫폼에 대한 정의와 특징, 그리고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방법들, 플랫폼을 키워가기 위한 운영 방법 등을 잘 정리해놓아서 실제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들은 플랫폼에 대해 참여자가 서로 상호작용하고, 이를 통해 가치가 생산되며, 가치 있는 것들이 더 잘 전달되고 가치 없는 것들은 걸러질 수 있는 필터를 통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플랫폼이 확장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주장은 스팀에도 큰 함의가 있습니다. 스팀에서 상호 작용은 존재하지만(그리고 이전에는 더 많이 존재했지만), 우리가 어떤 가치를 생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얘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짜 가치있는 것들이 보여지도록 하는 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은 스팀이 크게 잘못한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앞으로 스팀잇 운영진, 스팀앱 서비스 운영자분들과 이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있게 진행하면서 스팀이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