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봤을 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틀리는 맞춤법에 대해 써 보고자 한다.
사실 이 맞춤법이라는 게 정식으로 교정이라도 거치지 않는 이상은 전문가라고 해도 자주 틀린다.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키보드 삐끗하는 일이 많고, 워낙 한국어가 난이도가 높은지라 그렇게 틀리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지만, 자칭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틀려버리면 읽는 사람들은 밥 먹고 글만 쓴다는 사람이 그런 걸 틀리냐는 비웃음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몰라서 틀리는 경우도 많지만 알면서도 무의식중에 헛갈릴 때가 종종 있으니... 그래도 평소에 의식을 하면 그나마 틀리는 빈도를 좀 줄일 수 있다.
- 사단이 나다 사달이 나다
요즘 나의 오타 센서에 가장 많이 걸리는 게 이거다. 사단, 사달... 나 자신조차 이걸 정확히 구분하기 시작한 게 얼마 안 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보통 한자 좀 안다는 사람들이 더욱 많이 틀리는데, 사단을 일 사(事)에 끊어질 단(斷), 즉 일이 끊어진다고 스스로 해석을 해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단이라는 단어는 끝단(端)을 써서 사건의 실마리라는 뜻이지, 일이 끊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오픈국어사전에 ‘사단이 나다’라는 게 나와서 표준어인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픈국어사전은 유행어나 인터넷 신조어 같은 걸 등록하는 곳으로, 표준어가 아니다.
사달이라는 말은 ‘사고와 탈’의 준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사고와 탈이 나다’를 줄여서 ‘사탈이 나다’라고 하는 건데, 이 ‘사탈’이라는 게 발음이 세다 보니 ‘사달이 났다’라고 순화를 시킨 거다. 그러니 사달이 났다라고 해야 하는데, 방송에서조차 사단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걸 보고 이게 참 어렵긴 한 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야단났네.’라는 말과 무의식중에서 섞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야단.. 사단... 이렇게 말이다.
- 어의없다 어이없다
이건 딱히 내가 지적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거다. 챗창에서 한 때는 ‘어의없네’라고 하면 ‘어의는 들라하라~’라는 드립이 자동으로 나올 때도 있었다. 어의(御醫)란 그 옛날 임금을 돌보던 의사를 뜻하던 말이다. ‘어이’란 ‘어처구니’하고 같은 뜻이라고 하는데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종합해서 말해보자면, 필수적인 어떤 게 빠졌을 때 어이가 없다고 하는 듯하다.
- 희안하다(X) 희한하다(O)
이것도 꽤나 많이 틀리는 말이다. 몰라서 틀리기도 하지만 알면서도 가끔은 무의식중에 틀릴 때가 많다. 희한이라는 것은 한자인데 드물 희(稀)에 드물 한(罕)을 써서 드물다는 뜻이 된다. 아마도 희한하다는 말이 발음으로 표현하면 ‘히얀하다’라는, 발음에서 느껴지는 게 좀 발랄하고 재밌어서 ‘희안하다’고들 하는 것 같다.
- 문안하다(X) 무난하다(O)
이 역시 한자다. 없을 무(無)에 어려울 난(難)을 써서 무난(無難)이라고 한다. 즉 별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사실 이건 틀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채팅창에 일부러 지적을 받고 싶어서 ‘문안한 승리가 예상되네요!’ ‘문안하구만’ 이렇게 쓰면 ‘어디 문안 인사 가냐?’ ‘병문안 가는 모양이지?’라고 태클을 걸어주는 게 드립이 된다. 문안이라는 것은 안(安)부를 묻는다(問)는 뜻이다. 그러니 무난과 문안은 전혀 다른 뜻인 것이다.
- 낳다 낫다
이 역시 워낙 자주 지적되는 것이라서 드립으로도 많이 활용된다. 위의 문안과 합쳐서 ‘문안이 낳냐 무난이 낳냐’라는 드립도 있다. 그러면 ‘낳긴 니 엄마가 낳냐?’라는 패드립으로도 자주 활용이 된다. 이건 심지어 ‘낫다’라는 게 한 가지 뜻만 가지고 있지 않아서 더 혼란스럽기도 하다. 낳는다는 건 잘 아시다시피 알을 낳다. 새끼를 낳다 같이 뭔가 새로운 걸 만든다는 뜻이고, ‘낫다’라는 것은 병이 낫거나, 상태가 더 좋아지는 것을 뜻한다. 간단하게 뭔가를 낳는 게 아니라면 모두 ‘낫다’라고 알고 있으면 편하다.
이 외에도 ‘외않돼는돼요?’ 같은 총체적 난국에 직면한 말들도 있으나 거기까지 설명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으므로 여기까지만 해야겠다.
어쩌면 위에 쓴 내 글에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틀린 게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런 걸 보면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이 새삼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