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파님께 받은 작품, 제목은 '바람' (인증 서명 보이시죠? ㅎㅎ)
몇 달 전, 책 한 권을 샀습니다.
제목은 '나는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다'고요.
부제는 '불안을 넘어선 당당한 부모 노릇' 이라고 되어 있어요.
불안한 육아에서 벗어나고 싶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싶지 않아서 구입했어요.
이 책의 저자 이중천님은 엄청난 스펙과 경력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박사님이고, 국회에서도 일했고, 여러 가지 책을 내셨다고 해요.
지금은 무슨 연구소 대표님이래요..
제가 책을 읽고 있으면 둥이들이 득달같이 달려옵니다.
양쪽에서 저를 밀착마크하며 책을 내놓으라고 한바탕 난리가 나지요.
(축구를 시켜볼까?)
저는 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안전문을 사이에 두고 갈라서야만 이 싸움은 끝이 납니다.
아....사실은 끝이 아니예요.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물러서면...악쓰며 떼창을 시작하니까요.
님의 포스팅 댓글에도 언급했지만, 저는 소리에 엄청 예민해요.
둥이들이 온 집안을 도그판 오분 전을 만들고, 물을 뿌려대고, 싱크대 서랍을 뽀개버려도
다 참을 수 있지만...
오열, 떼창에는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는답니다.
(실제로 다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특히 저희 집 싱크대는 두 번째 서랍이 완전히 뽀개져서 없앴고,
세 번째 서랍은 못으로 간신히 고정시켜 놨어요..)
결국 승자는 언제나 둥이들...
다 읽은 책 아무 거나 건네주고 찢거나 말거나 신경을 끄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냥 그렇게 일정 부분 포기하고 살기로 마음 먹고는 쪼~~~금씩 편해지고 있어요.
쪼금씩 편해진다고 쓴 이유는..아직 찢겨진 책들을 보면 순간 순간 울화가 치밀기 때문이예요
내공을 더 쌓아야 겠습니다. 너덜너덜 분해된 책을 보고도 웃을 수 있도록
새빨간 얼굴에 작은 손을 꼭 쥔 아기가 태어난다.
이루말할 수 없는 감동적인 순간이다. .........
오물거리는 입매가 엄마 닮았네 길쭉한 눈이 아빠 닮았네 하며 기쁜 마음으로 잠이 들지만,
새벽 3시 아기가 칭얼대기 시작한다........
에휴, 새벽 3시 한 번 뿐인가요 어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새벽마다 아기는 울어댈 것이다.
그럼요, 그럼요...어제도 랄라는 새벽 1시부터 대성통곡을 시전했답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던 아기가 어느 순간 나를 부르는 저승사자처럼 느껴진다.
흑...흑흑...;;;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할 것 같았던 아이의 탄생은
오히려 부모에게 큰 스트레스와 불행감을 안겨준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해보지만 아이를 기르며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은
부모를 지치고 화나게 만든다.
아기를 낳던 순간 가졌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내 앞에 있는 '작은 악마'를 바라보면 깊은 한숨만 나온다.
한숨 쉬며 적고 있습니다...휴우우....
부모는 아이를 스물 어쩌면 서른 살까지 책임져야 할지도 모른다.
학비뿐만 아니라 취직할 때까지 학원비며 뭐며 다 대주어야 한다.
ㅠㅠㅠㅠ 육아가 이렇게 지치는데...설마 손주까지 봐줘야 하는 건..아니겠죠?
이렇게 한숨 푹푹 쉬며..
그래 박사님도 저렇게 육아를 하는 구나...
티비에 나와서 육아가 어쩌고 저쩌고, 인생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전문가들도
결국 이렇게 육아하는 거구나
여기까지 읽고 저 자신을 냉정히 돌아봅니다..
'갑돌이와 갑순이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을까요?'
- '쌍둥이 육아에 찌든 갑돌이와 갑순이는 다크써클과 우울증을 얻었습니다'
- '갑순이는 아이를 돌보며... 밑바닥에 잠자던
본성의 민낯을 만나게 되었고,
자기 자신은 하나도 착한 사람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갑순이는 참을성도 없고, 욱하기를 잘 하는
더러운 성깔의 여자였습니다' - 시도때도 없이 욱하던 갑순이는 '혹시 나에게 분노조절장애가?'하였지만,
분노조절장애라는 게...아이들 앞에서만 나타난다면 그건 진정한 분노조절장애가 아니라
그저찌질이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따위의 결말은 환상일 뿐입니다.
환상과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들이 다음과 같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오해' '착각' 허위' '속임수'
아직 책의 앞부분을 읽고 있어서인지...
여전히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한 기분이 듭니다.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않기로 하려면 중반 이후로 얼른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첫 부분에 이렇게 '맞아, 맞아' 공감 100프로의 문장들로 엄마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한 다음,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토닥여주다가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들과 비슷한 패턴으로 가려나요?
그러지 않기를 기대하며 읽고 있습니다.
지금 글을 쓰며 옆에 책을 엎어 놓았는데 이런 문구가 쓰여 있네요.
행복을 꿈꾸며 부모가 된 수많은 엄마 아빠에게 건네는 '부모를 위한 인문학'
그리고 책의 앞날개에는 이런 소개글이 쓰여 있어요
어린이집 하원 길에 딸의 꾐에 빠져 길거리 음식과 아이스크림을 수시로 사주며,
이 책에서 부르짖는 부모의 모습과 달리 아이와 자주 다툰다.
하지만 모든 아이는 어떤 환경에서도 바르게 자랄 수 있다는 확신으로
개구쟁이 딸을 키우고 있다.
제가 둥이 육아를 하며 달라진 점은 누구에게나 육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조언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저 공감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혹시 저에게 육아 조언을 받은 분이 '혹시' 있으시다면 잊어주세요.
저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 하고 있답니다.
글이 뭔가 우울하기도 하고, 좀 그렇지만...
저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앗! 그러고보니 인사를 까먹었었네요... 안녕하세요! 안녕히계세요! 한 번에 드립니다.
트루먼쇼처럼요_
오늘도 우리 최고로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