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내게 1월 1일인건 중요치 않았다.
감정에 잡혀버리면 이해할 수 없었던 과거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나는 바로 과거로 던져지고 그 때 내가 된다. 이해할 필요 없이 생각의 흐름이 이어져버린다. '아 그래. 그랬구나. 그래서 나는 그랬구나.' 모든 게 다 귀찮아진다. 생각은 극단으로 치달아 버린다.
별 거 아닌 일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잔뜩 피곤하게 울어버린 후 기분이 나아진 나는 생각한다. 정말 그냥 모든 게 호르몬 탓일까? 정말 3일만 지나면 괜찮아지는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동물이니깐. 그리고 나는 정말 감정에 쉽게 사로 잡혀 나를 잊곤 하니깐.
최근들어 내가 조직사회에 맞는 인간군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자주했다. 이전에도 마찬가지긴했다. 나의 MBTI 타입이 조직에서 가장 꺼리는 유형이란 걸 알고 있다. 이전에는 그런 나를 비난했다. 내가 잘못한 것 같았기에 그런 내가 미웠다. 아닌 척 하고 싶었다. 돈을 벌고 사회생활을 하고 조직생활에 익숙해지는 건 비단 나뿐 만은 아니겠지만 나라는 땔감을 조금씩 연소해 나를 지우는 행위나 다름없다. 역시나 자의식 과잉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과거의 누군가는 너무도 쉽게 날 이해해주곤 했다. 그가 딱히 위로를 해주지 않아도 위로가 되곤 했다. 아마 그래서 그를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잠시나마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위험하고 유치하고 어린 감정이지만 내가 오늘처럼 목놓아 울고 나면 그는 내게 넌지시 물어보곤 했다. '내가 대신 널 죽여줄까?' 난 그 말에 감동받곤 했다. 아무리 내가 달라졌어도 오늘 같은 날 누군가 그런 질문을 하면 역시 난 또 감동해버릴 게 분명하다.
난 여전히 가끔씩 말도 안되는 생떼를 부리며 펑펑 울다 지쳐 잠이 들곤 한다. 다음날 자고 일어나면 아무 일 없다는 듯, 난 재생하고 어제의 나를 잊는다. 오늘도 역시 그런 날이 될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