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시작이라 모처럼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아내가 조용히 냉장고 옆 수납장으로 데려간다.
수납장 문을 여니, ‘앗!’, 아내가 왜 데려왔는지,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맥심 봉지커피 유효기간이 하루 지난 것이다.
대학생 딸래미는 엄마를 도와, 한번씩 집안 정리를 한다.
대견하지만, 약간의 ‘문제’가 있다.
유효기간이 지난 식품이나 먹거리는 이유 불문하고 모두 버리는 거다.
엄마가 뒤늦게 ‘그게 어디 갔지?’ 냉장고를 한참 찾으면, 딸래미는 ‘내가 며칠 전에 버렸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곤 한다.
식품의 유통기한은 가게에서 물건을 팔 수 있는 마지노선을 의미하는 것이며, 신선식품이 아닌 마른 식품의 경우 보관에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유통기한을 약간 지나도 큰 문제가 없다고 여러번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는다.
엄마의 ‘불만’이 이어지자, 딸래미는 언제부터인가 사진처럼 '친절하게' 미리 알려준다.
모양은 분홍색 하트지만, 사실은 ‘경고장’이다.
우리 집은 맥심 봉지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맥심 봉지커피는 내가 등산갈 때 몇 개 가져가, 산에서 친구들과 나눠 마시려 사 놓는다.
작년엔 등산을 자주 가지 못해, 다 소비하지 못한 것 같다.
저런 커피는 유효기간이 약간 지나도 크게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딸래미가 경고장까지 붙여 놓았으니,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자기가 경고장 붙인 것을 기억 못 할 수도 있으니, 경고장을 떼 버릴까?”
“아냐, 위험해, 어디 숨겨 놓는 게 좋겠어”
휴일 아침 아내와 난, 난데없이 대책회의를 하느라 분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