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 4년, 게다가 미국에서 대학원 2년. 영어를 12년을 넘게 공부했고, 영어만 쓰는 나라에서 2년을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는 아직도 쉽지가 않다.
이번 출장간 사회 초년생인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후배를 만났다. 내심 혼자서 그 후배가 영어를 잘 하는 이유를 다른데서 찾고 있었다. '분명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았을 거야'라고 말이다.
나 : 쟤는 무슨 발음이 저렇게 좋냐?
나보다 1년차 아래 후배 : 선배! 요즘 애들은 우리 때랑 영어공부하는 수준이 달라. 우리 학교 다닐 때 생각하면 안되거든.
결국 그 후배한테 영어 잘 하는 이유를 물으며 외국에서 공부했냐는 질문을 덧붙였더니, 외국에는 한번도 나가 본 적이 없는 토종한국인 이란다.
엥? 그런데 어떻게 영어를 그렇게 잘 하니?
이유인 즉슨 외고를 나왔단다. 또 한번 학창시절에 공부를 제대로 안한 것이 한스러운 순간이다. 그리고 나의 중학교 영어선생님의 고질적인 한국발음에 굳어버린 나의 저질발음을 생각해 봤다.(발음과 관련해서 다음편에서 포스팅하겠다) 확실히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와는 다른 영어 교육을 받고 있는 것 같다. 하긴 다섯살 우리 아들도 유치원에서 일주일에 한번 영어수업을 받고, 요즘 엄마들 영어유치원에 못 보내서 안달이지 않은가. 강남 엄마들은 영어발음에 좋아지라고 아이의 멀쩡한 혀에 칼을 대는 설소대 수술도 시켰다는데 더 말해 무엇하겠냐 말이다.
어제도 포스팅을 했지만 학창시절 영어의 기초를 쌓지 않았던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영포자가 되었다. 대학만 들어가면 영어하고는 담 쌓고 살 수 있을거란 나의 막연한 기대감은 얼마지 않아 무참히 깨졌다. 1학년 1학기 경제학원론 수업부터 무지 막지하게 두꺼운 원서로 진행되었고, 취업을 위해선 토익점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이 하나 둘 휴학을 하고 어학연수를 떠나기도 했다. 어학연수 갈 형편이 안 됐던 나는 일치감치 나의 현실을 직시하고 도서관에 앉아 토익공부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기본적인 문법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내가 단기간내에 토익점수를 올리는 일 역시 쉽지 않았다. 영어는 취업전선에서도 내 발목을 잡았다.
어쨌든 난 다행히 영어를 별로 쓸일이 없을것 같은 회사에 취직했고, 이제는 영어와 안녕이겠다 싶었다. 하지만 아주 우연한 기회에 업무차 만난 미국인이 나에게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영어가 발목을 잡는다. 그 때 내가 영어만 잘 했어도 님처럼 미쿡에서 자유의 영혼으로 살 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후로도 영어와 나의 악연은 끝나지 않았다. 우연히 해외 연수의 기회를 잡았으나 미국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모든 절차를 나 혼자 해결해야 했다. 토플, GMAT 이라는 시험을 쳐서 높은 점수가 나와야 미국 유수의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어드미션이 나오는데 영어는 또 내 발목을 잡았다.
아마 주입식 영어교육을 받아온 내 또래들은 영어에 발목 잡히는 경험을 수없이 해 왔을 것이다. 그렇게 나름 힘든 과정을 겪으며 나 나름 터득한 영어 공부방법에 대해 내일부터 몇가지 소개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