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평소처럼 출근하기 위해 마을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이 추운 날에 꽃다발을 파는 좌판들이 즐비하더라구요.
직감적으로 오늘 이 고등학교의 졸업식이구나 싶었답니다.
그리고 출근하는 내내 2016년 10월의 기억에 머물게 되었어요.
프랑스에서의 3년간의 대학생활을 마무리하던 그 날-
졸업식 이야기를 언젠간 꼭 한 번 해야겠다 싶었는데..
그 날이 바로 오늘이네요 : )
요리학과와 매니지먼트학과의 모든 학생들과 학생들의
가족 및 초대 손님까지 합하면 1500명남짓 되는 게스트들을
위한 세레모니가 준비되어있는 학교의 졸업식 전통상
마지막 학년에는 세레모니 뷔페 부스를 꾸미는 것과
뷔페 부스를 위한 핑거푸드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조미션으로 주어지게 되어요.
교장님이나 이사장님으로부터 그 해의 졸업식 주제가
정해지면 편셩된 조대로- 친구들과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우리 조만의 컨셉을 잡고 - 원가 계산은 물론,
레시피 작성은 기본이구요 가장 완벽한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몇번이고 만들어보고, 지도 쉐프님의 조언 아래
갈아 엎고 (ㅠㅠ) 다시하기를 거듭했답니다.
프랑스를 내려 놓고,
전 세계의 맛과 문화를 접목해야했던 이번 주제에
한국인인 저를 포함하여 프랑스인, 스위스인,
브라질인, 에콰도르인, 중국인, 벨기에인 친구들로
구성된 저희 조- 그리하여 총 7개국의 맛과 문화가
접목되어 아이디어로 더해지게 되었어요.
학년 말이 되어갈수록 디저트 파트에
더욱 관심이 생기고 중점을 두게 되어
이번 졸작에서도 저는 디저트 파트를 맡게되었답니다.
프랑스에서는 디저트 재료로 잘 활용하지 않던
늙은 호박을 오렌지와 접목시켜
핑거디저트, 앙트르메, 레스토랑을 위한 접시 디저트
3가지 방식으로 색다르게 풀이해보았구요-
그 외에도 지도 쉐프님의 조언과,
친구들의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사과, 초콜릿, 패션후르츠 등을 이용해
다양한 연회용 디저트를 만들었어요!
이 어여쁜 베린(verrine)은 디저트가 아닌
요리파트 조원 친구들이 만든
당근 베린이랍니다.
새콤한 발사믹의 맛이
당근의 맛을 중화시켜
당근을 싫어하는 제 맘에도 쏙 들었어요!
한국인을 절친으로 둔(?)
에콰도르인 제 절친 다니엘이
아시아적 영감을 받아 만든
퀴노아 마키도 있어요.ㅎㅎ
훨씬 더 많은 요리들이 있지만 한 포스팅에
사진이 너무나 많다고 누가 구박할까봐(ㅠㅠ)
이정도까지만 공개하기로 합니다.ㅎㅎㅎ
베이커리실에서 디저트 개발에
정신이 팔려있다보면
요리파트 조원 친구들이
쪼르르르 달려와 맛을 물어보고
아이디어를 묻고-
저역시도 디저트가 완성되면
요리파트 친구들에게 쪼르르르 달려가
조언을 구하고, 맛을 물어보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날의 기억이
넘나 생생한걸요 : )
이 날은 바로 결전의 그 날!
뷔페의 컨셉, 장식, 요리, 준비한 레포트까지
모든 것을 심사하는 졸작 평가 날이었어요.
조명까지 켜 놓으니 근사해보이는-
다양한 문화와 여러 맛이 조화롭게 하모니를
이루게 된 우리의 작품입니다!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한국어 명패도 걸려있어요!)
샹떼!
그리고 서로를 격려하며 마지막 축배를 듭니다-
6개월 후 2016년 10월 넷째주 목요일-
우리가 다시 만날 졸업식 날만을 학수고대하며 말이에요.
다른 도시 혹은 다른 나라 레스토랑, 호텔 등지에서의
6개월간의 인턴쉽을 끝내야만
졸업을 위한 모든 관문을 통과하게 되거든요.
우리가 만든 레시피, 졸업 뷔페 부스는
졸업식 날- 1,2학년 후배들의 손에
다시 탄생되어지게 된답니다.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던 1학년 때엔
프랑스 친구들 혹은 불어권 친구들 옆에
찰싹(?) 달라 붙어 간신히 버텼고(ㅠㅠ),
말이 제법 통하려고 하던 2학년 때엔
말도 안되는 문장구사로 스스로의 주장을 펼쳐가며
영역 확장과 동시에(?) 저를 알렸고,
3학년 땐 스스럼없이 이들과 어울리며
정말 행복했던 학창시절을 보냈답니다.
네 그래요-
저 껌좀 씹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응? 밑도 끝도 없는 이 이야기는 뭥미..)
제일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노라니
미소를 절로 머금게 되는 오후에요 !
그럼 다음번엔-
어떤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될 지
얼추 예상하실 수 있으시지요~?
글 자주 안쓴다고 여기저기서 요즘 구박받습니다.
네... 슐랭이 반성중이에요(ㅠㅠ)
스티미언 여러분의
따뜻한 덧글/업보팅/팔로우는 언제나 힘이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