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슬바람 가는 길에 홀씨 하나 딸려 보내고 몸져누운 이마위로 때 이른 첫눈이 쏟아졌다
혹한에 사무쳐 다시는 어떤 싹도 아무 꽃도 지어내지 않으리 응어리진 가슴 빗장을 걸었다
누가 먼저였을까 지난겨울을 다 잊었는지 그새 어린 냉이가 파랗고 감장얼음을 피해 나풀거리는 벼룩이자리
개동백도 눈보라를 모른다 하고 할미꽃은 고개 숙인 채 말이 없는데 이제껏 닫힌 마음이거든 용서로 모진 세월을 이긴 봄을 거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