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7일날 하려고 계획했는데 아침에
큰댁에서 전화가 온다.
그 날은 입동날이다.
옛날부터 터부시 되는 날인가 보다.
다른 날에 하면 안되겠느냐고 묻는 전화다.
올해는 우리밭에 심은 배추에 오류(?)가 있어,
큰 댁에서 배추를 얻기로 했기에
다음날로 미루어졌다.
8일날 아침일찍 출발을 위해 자동차 앞에 섰다.
나는 카메라와 가방을 들고 서있다.
남편이 묻는다.
"김치해서 어디다 담을거야?"
아뿔싸~~~
그제서야
김장을 하러 가는 길이라는게 떠오른다.
지난 겨우내 먹고 비운 김치통이랑,
까놓은 마늘을 챙겨가야한다는 사실이 그제야 떠오른 것이다.
내가 요즘 너무 카메라맨 놀이에 빠져 지낸 탓인가?
아님,이른 치매증상인가?
그리하여,
김치통과 마늘을 무사히 가져가고
마트에 들려 생강이랑 갓도 조금 샀다.
큰댁밭에는 우리를 위해 40포기의 배추가 기다리고 있었다.
으악~
너무 많다.
우리는 12포기만 베어 왔다.
큰댁에선 이미 270포기의 김장을 했다고 한다.
거기엔 이미 결혼한 손녀들의 몫까지 포함돼있다.ㅎㅎ
16접의 마늘을 까느라 진저리가 나게 힘들었다고
큰댁시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우리는 포기김치도 힘들어서 맛김치로 하기로 한다.
다듬고, 썰고하려면 쪼그리고 앉아서 해야한다.
앉은뱅이 의자를 찾던 남편이 코펠가방처럼 생긴 걸 가져온다.
다리에 끼울 수 있게 고무밴드가 부착 되어있다.
고무밴드 사이에 두 다리를 각각 넣고 엉덩이까지 끌어 올리면
꼬리뼈 부분에 딱 고정이 된다.
밭에서, 마당에서 일할때 안성마춤이다.
아들이 엉덩이에 고정시켜 엉덩이 춤을 추며 말한다.
"이런건 사진 찍어야지요~~~"
그러고 보니 여태 사진 한 장 안찍었다.
배추는 이미 잘려서 절여지고 있고.
무를 씻고 있다.
좀 적어 보이나?
시중에서 파는 제일 큰 김치통에
배추김치가 5통,
동치미가 2통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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