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경험하지 못함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죽음의 순간(On death and dying)' 이라는 책을 읽어 보셨나요? 2000년도에 출판된 책이니 벌써 18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네요. 저자가 죽어가는 환자들과 2년이 넘는 시간을 지내오면서 환자와의 인터뷰와 죽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감정의 변화와 여러가지 생각들을 담담히 기록해놓고 책입니다. 주말이나 한가한 시간에 한번 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가끔 저는 과거 학생 시절에 작성한 내용들을 들춰보곤 합니다. 물론 보게되면 문맥이나 내용이 형편없지만, 그 시절 나의 생각과 고민을 생각하고 추억할 수 있기 때문에요.
<대학시절 책을 읽고 끄적인 나의 생각들>
죽음의 순간,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정신의학자이자 호스피스 운동가이다. 그의 직업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에서는 죽음의 순간에 임박한 사람들의 내면 심리상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자의 인생을 살펴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19살 때 유대인 수용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것을 계기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수용소 벽에 그린 글씨와 글귀들을 보며 많은 감흥을 얻고, 사람의 삶과 죽음의 존재의미에 의문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30여년 동안 평생을 바쳐 연구를 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말기 환자 500여명의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느끼는 공포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부정, 고립, 분노, 거래, 우울, 수용, 희망 등 다양한 심리상태 분석을 통해 죽음을 접하지 않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고 있다.
죽음의 순간이라는 책 제목을 보면, 뭔가 가깝지 않은 먼 미래 같기도 하고, 나에게는 오지 않았으면 하는 거부감이 먼저 든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귀중한 삶의 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그러한 살아있다는 사실은 대기중에 공기와 같은 것이라 중요성에 대해 망각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매일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접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관계에 화가 나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고, 때로는 우울해지기도 한다. 일에 있어서도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좌절감을 맛보기도 하고, 서로를 속이기도 하고, 증오와 배신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가끔씩 즐거운 일, 기쁜 일,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힘겹게 살아오는 대부분의 사람들 속에서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흔히 하는말로 장난식으로 ‘죽고싶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긴하지만, 그러한 사람들이 정말로 죽고 싶은건 아닐 것이다. 물론 나 역시 뭔가 일이 안되거나 난처한 경우,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이라는 말을 하지만, 진심은 전혀 죽고 싶지 않고 일이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주변사람, 유명인사 등의 죽음의 순간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들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면 슬프고 안타깝다. 그리고 주변사람들은 그러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에 대해 그 이유와 그 사람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 세세히 보이길 꺼려하고 자세히 알려고 하는건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슬픈 순간에 죽음은 분석의 대상이기 보다는 단순히 슬픔의 대상인 것이다. 그러한 문화와 관습 때문인지 우리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 단지 죽음의 고통의 순간을 겪고 땅에 묻히거나 화장되거나 하는 등의 상황이 공포스럽고 두려울 뿐이다.
사람에게 있어 죽음은 반드시 꼭 한번 오는 순간이다. 만약 죽음이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이라면 이러한 궁금증이나 이 책의 내용은 필요없는 지식이 될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죽음이라는 존재의 사실을 알고, 두려움을 느끼는 유일한 존재이다. 주위의 죽음을 맞아한 사람들과 이 책에서는 사람이 사고나 위험의 순간으로 갑자기 사망하지 않는한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사람들이 죽음의 순간에 접어들기 전에 대부분 의외의 메시지를 주고 간다는 사실이 조금은 놀랍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있을 때 그토록 꿈꿨던 돈이 많았으면, 강력한 권력을 누렸으면, 명예로웠으면 등의 성공의 필수요소들은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는 동안 일하고, 사랑하고, 놀이를 하고, 별들을 바라보라고 한다. 어찌보면 법정스님이 돌아가시기전의 무소유가 생각날 정도로 인생에 해탈하고, 소유욕을 버리고 소박하게 살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는 우리에게 사는 동안 일하고, 사랑하고, 놀고, 별들을 바라보는게 뭐가 그리 힘든일인가 생각된다. 부자가 되거나 권력을 얻기는 서로를 속이고 위협을 가하기도 하는 등 경쟁하고 밀어내야만 하는 힘겨운 과정이지만, 위의 것들은 정말이지 나 스스로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온 일상을 생각하면 과연 그렇게 쉽게 느껴지는 것들을 한번쯤 해본게 언제적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렵기만 한점을 보면 정말 아이러니하다.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메시지는 죽음 이후의 삶을 말하는게 아닌 지나온 삶에 대한 충고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야기만이 살아있는 우리에게 가장 먼저 해야할 것들의 우선순위와 삶의 방식, 그리고 두렵지 않게 죽음을 맞이하는 토대를 마련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원하는 모습을 버리고 주어진 모습에 풍요로움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는데 있어 조건이나 거절의 두려움을 버리고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 만약 그러한 관계속에서 상처를 받게 된다면 그 상처를 두려워하지 말고 치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상처나 공허함은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나아가 상대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동안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행복은 돈과 명예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부자임에도 자살을 하고, 명예로운 사람임에도 외롭게 죽음을 택하는 것을 보면, 마음자세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을 불러오고, 그 행복은 삶의 가치를 윤택하게 해준다. 그리고 더불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주변인들에도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즉, 아직 죽지않은 사람이 아닌 살아있는 삶으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한 마음만이 가슴뛰는 삶을 살 수 있고,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
시간이 흘러감과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용서, 치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은 나약함이 아니다. 현재를 인식하고 다가오는 미래에 대해 준비하는 좋은 마음가짐이다. 행복한 사람은 자기중심적이지 않다고 한다. 누군가와 언쟁을 벌이거나 싸우고 나면, 자신이 이기더라도 불편함 마음은 한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잘못을 이야기 하고, 용서를 구하는 상황에서는 내가 포기하는 것이 있음에도 뭔가를 얻은듯한 풍성한 기분이 들다. 그게 바로 마음의 부자가 되는 방법이고, 행복을 느끼는 방법이다.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친절함과 사랑, 배려와 용서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매일매일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불행의 씨앗은 항상 남들보다 더 우위에 서려는 비교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비로소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에서 말하듯 우리는 자기 자신의 있는 그 상태를 풍족하다고 생각하고 시간, 운명에 대해 순응하고 자신의 삶에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물론 당장에는 힘들겠지만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진정한 나를 찾는게 행복으로 가는 시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