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린 눈을 비비며 나는 아침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반찬들은 마치 주문을 이미 외워놓은 듯 하나도 빠짐없이 환상의 맛을 자랑했다. 나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상추쌈에 된장을 콕 찍어 반찬도 넣은채로 밥을 싸 먹기 시작했다. 만족할 만큼 밥을 먹고 나는 다시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에 누웠다. 그 짧은 새에 또 악몽을 꾸고 말았다. 잠깐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계속 이렇게 늑장을 부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애써 친구와 약속을 잡으려고 애쓴다. 머리를 빗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옷을 입는다. 며칠 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해 외롭다는 생각 뿐이었기에 예쁘게 꾸미고 나가는 것이 나를 향한 하나의 위로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하던 마스카라까지 하고 나니 그제서야 내 자신이 만족스러운 모양을 하고 있다. 거울을 보며 나는 우울한 감정을 거울 안의 또 다른 공간으로 보내 버린다. 기분이 좀 나아진 상태로 나는 내 소중한 친구인 노트북을 품에 안고 카페로 향한다. 카페에 도착한 지 10분이 흘렀다. 친구가 금방 올 줄 알고 주문했던 아메리카노는 상당히 미지근해졌다. 친구가 왔다. 가만히 있어도 조는 사랑스럽다. 친구와 오랜만에 우린 못다한 이야기를 한다. 그녀는 유년기에 내 삶의 버팀목과 같았던 고마운 친구이다. 지금도 내 곁에 있어줘서 무한히 감사함을 느낀다. 새삼스레 고맙다고 그녀에게 인사를 한다. “오늘 같은 날, 네가 옆에 있어줘서 참 좋아.” 라고. 쑥스러운 듯 한번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조가 웃을 때면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한참 동안 살아왔던 이야기를 하다가 조의 고양이 이야기가 나온다. 조는 고양이인 롱이를 자랑하기 위해 자신의 앨범을 보여준다. 그 때 나는 불현듯 아침에 본 그 노란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다. 그런데 한쪽 눈만 반짝거리는 모습을 다시 생각하니 너무 무섭다. 어...어쩌지? 얘가 내 말을 안믿으면 어쩌지? -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