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만 하던 스팀잇을 요 몇일 PC버전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우연히 kr태그의 trending에서 큐레이터 관련 분쟁글들을 보게 되었다.
여러가지 입장표명, 해명, 방향성 제시 등의 글을 읽어보면서 큐레이터, 큐레이팅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나는 도대체 왜 큐레이터, 큐레이팅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검색을 통해 추측해보건데, 큐레이터의 역할은 (1) 좋은 글이 묻히지 않도록 리스트업하여 제공 (2) 새로이 스팀잇에 진입한 사람들이 이탈되지 않도록 적절한 보팅의 제공 이 두가지 인 것 같다.
그런데 난 큐레이터의 역할과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내가 이 글에 qna태그를 붙인 것도 누군가 나의 의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해 주길 원하기 때문임을 밝힌다.
의문1. 좋은 글을 발굴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이건 내가 검색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난 아무래도 자기를 큐레이터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글을 추리는지에 대해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찾지 못하겠다.
일반적인 다른 커뮤니티처럼 조회수나 댓글도 아니고.. 기준 자체가 너무 주관적으로 보인다
차라리 어떤 태그 조회수 100~200 리스트, 댓글 상위글 리스트가 더 객관적이지 않을까
의문2. 스팀파워 임대는 뭘까
스팀파워 임대라는 것이 있더라. 왠만하게 무던한 성격이지만, 이건 좀 충격이었다. 임대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게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다는게
스팀잇 유저라면 아무리 스팀잇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스팀파워가 일종의 권력역할을 한다는 것을 안다. 근데 그 권력이 임대될 수 있는 성질이라니. 이건 마치 일종의 독재 정권의 권력 세습같지 않은가 하는 생각
우리가 과거 독재 정권이 일정 부분의 경제적 성과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비난할 수 있는 이유는 그 행위가 좋거나 옳은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팀파워의 임대 역시 마찬가지지 않을까
스팀파워의 임대 가능성이 <내게는> 스팀파워의 임대를 받으려면 혹은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스티머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의문3. 내가 쓴 글에 대해 내가 원하는 만큼의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스팀잇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일까
근본적인 의문이다. 개인들이 커뮤니티활동을 하거나 SNS에 게시글을 올리는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스팀잇에 게시글을 올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동기는 보상일 것이다.
"모두가 보상을 원한다. 그런데, 모두가 보상을 받을 수는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어떤 글이 살아 남아야할까?"
다양한 대답이 있을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동의할만한 이 질문의 대답은 '살아남을만한 글'일 것이다.
모든 창작자들이 그러해야 하듯 스티머들 역시 '살아남을만한 글'을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창작물의 질적 성장을 이룩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창작자들은이 곳에서 자신이 보고싶은,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탐구하는 독자가 되어야 한다.
이 두 문장이 서로 다른 것을 말한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은 스팀잇에서 당신이 원하는 주제의 글을 보기 위해 검색을 해 본 적이 있는지
당신은 스팀잇에서 어떤 정보를 얻고 있는지
나 조차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입성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들은 스팀을 정보 검색의 플랫폼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왜냐면 구글, 네이버, 다음 등등등의 내가 더 친숙한 사이트에 더 많은 정보가 있거든
큐레이터를 지칭하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활동을 'kr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키는 것'으로 칭한다.
뉴비들이 쓴 글에 보상이 적어 뉴비들이 실망하고 도망가지 않도록 붙들어 놓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에 큐레이터는 개인들이 스스로 정보를 찾지 않는 것이 당연시 되도록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 같다.
kr로 검색한뒤 trending에 들어가면 이미 어떤 주제에 대해 좋은 글이라고 뽑아서 요약까지 해준 글이 있는데 왜 손가락 품을 팔아가면서 스팀잇에서 정보를 찾아 보겠는가?
그냥 그 글 하나면 ok인데. 그래서 사람들은 큐레이터의 큐레이팅글을 읽는다. 혹은 조금 자비로운 사람은 큐레이팅글에 있는 링크도 한번 들어가본다. 그리고 끝
능동적인 독자가 없으니 큐레이터에게 선별되는 것, 무리를 만드는 것만이 스팀잇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스팀잇에서 나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다.
단체 카톡방에서 평소에 말 한마디 없던 사람들이 포스팅만하면 업봇과 팔로우 부탁해요~라고 링크를 띄우고 사라지는 것역시 같은 맥락일테지
esteem어플 관련하여 쓴 글을 한 번 공유한 이후 나는 내 스팀잇 활동에 대해 어떠한 커뮤니티에서도 언급한 적이 없다. 그 결과 내 보상 수준은 거의 10달러 미만
내 첫 글의 보상은 0. 자기소개글에 대한 업봇은 1이다
그래서 내가 스팀잇을 떠났나? 아니다. 여전히 혼자서 글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구경하고 개미똥만큼의 저자 보상 받는 걸 즐긴다
내가 수익에 상관 없이 스팀잇 활동을 하기 때문일까? 아니 난 내가 쓴 글이 그만큼의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쓴 글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내 글에 투표해주지 않는 게 스팀의 생태계를 해치는 일인가
의미가 없는 글을 써도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서 나같이 보상 없는 저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고조시키는게 생태계를 해치는 일일까
결론
첫째, 내가 보기에 지금 스팀잇에 필요한 건 적절한 보상이 아니라 독자다.
둘째, 보상보다 양질의 컨텐츠가 우선이다. 만약 내가 쓴 글이 똥이라면, 이 글을 쓰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는지 알아?라고 얘기하면서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역으로 나는 이 똥을 엄청나게 열심히 쌌다 그럼으로 너희들은 나의 똥에게 경의를 표하라는 것과 같은 말아닐까. 아무리 열심히 쌌어도 똥은 똥이다. 적어도 똥의 생산자라면 내가 쓴 글이 똥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이미 알지 않을까 모르는 척은 이제 그만!
셋째, 컨텐츠의 질은 한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큐레이팅글을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그 글을 읽는 시간 만큼 다양한 주제로 게시글을 검색해보자. 어쩌면 큐레이터가 발견한 것 보다 수천배 수만배는 더 유익한 정보를 발견할 수도 있다.
넷째, 나와 같은 일부 뉴비들은 '적절하게 주어지지 않은 보상'이 아니라 줄타기와 친목의 광경을 보며 스팀잇에 환멸을 느낀다. 문제의 중심에 그 집단이 있건 없건
어떤 분이 쓴 글에 이런 뉘앙스의 내용이 있었다.
스팀잇은 어쩌면 완벽하게 원자화 된 개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분명 이 글도 나의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묻혀 사라지겠지만, 스팀잇을 사랑하고 무엇보다 kr이라는 태그가 커뮤니티 그 이상의 역할을 하길 바라는 사람으로써 기록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