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몰수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으로 돈을 가장 많이 번 그룹 가운데 하나는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은 비트코인이 유명해지기 전부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해왔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최근, 실제로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여 비트코인을 받은 운영자가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음란물과 비트코인 사건
김갑동(가명)씨는 미국에 서버를 둔 회원 122만명, 하루 방문자만 12만여명에 달하는 불법 음란물 사이트(AV****P)를 3년간 운영하면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한 회원에게는 사이트 이용등급을 높여주고, 더 많은 음란물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유도했습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2017년 5월, 그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죄 등으로 붙잡혀 기소되었는데 이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그가 얻은 수익 가운데 216 비트코인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기소 당시 1BTC = 약 230만원 이었으니, 비트코인 가치는 총 5억 원 정도인 셈이었어요. 재판에서 검찰은 이 비트코인은 범죄행위로 취득한 물건에 해당하므로 몰수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비트코인을 '물건'으로 볼 수 있을까요? 이 재판에서는 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은 무엇인지, 이를 몰수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다투어졌습니다. 법원에서는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법원의 판단
법원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면서, "해당 216 비트코인은 물리적 실체 없이 전자화된 파일의 형태이고 객관적 기준가치를 상정할 수 없어 몰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범죄수익의 성질 등 사정으로 몰수하는 것이 어려울 때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되어있으나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16 비트코인 중 범죄수익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특정하기도 어렵다"고 하면서, 비트코인을 몰수/추징하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감옥에 갔지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김씨 지갑에 고이 보관되게 된 것입니다.
재미있는 뒷 이야기
2017년 5월 기소 당시만 해도 216 비트코인의 가치는 5억 원이었는데, 이게 막 올라버려서 판결 선고일인 2017년 9월에는 11억 원이 되었습니다. 김씨는 재판을 받으면서 6억을 벌은 셈이죠
그리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재판이 끝나고 바로 교도소로 끌려가서 비자발적인 강제 장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216비트코인 가치는 오늘자 기준 약 50억 원 정도. 그는 아마도 감옥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죄수 가운데 한 명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덧- 기사를 찾아보니 이 재판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30일 선고예정이라고 합니다. 재판부에서 이 몰수부분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 궁금하네요!(참고로 미국에서는 마약거래에 사용된 비트코인을 몰수하여 매각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