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이 바다건너에 계신 관계로 작년 추석부터는 명절때엔 친정과 나의 외가댁, 친가댁에 가게 되었다.
오늘은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댁에 다섯아이들과 방문하게 되었다.
8남매의 장남이었던 아빠, 그의 첫째딸 나. 우리집엔 딸만 둘이다. 할머니가 옛날 분이라 늘~ 아들아들 하셨으므로 난 그닥 할머니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예의니깐 갔었다. 그런데 요즘은 나이가 많이 드셔서 좀 안쓰럽기도 하고.. 할아버지께서 치매증세가 약하게 있으셔서 날 기억하고 계시는 동안 찾아뵈야겠단 생각도 많이 들어서 자주는 못가더라도 명절때만큼이라도 기분좋게 가려고 한다. 이번에 갔더니 할머니께서 할아버지의 치매증세가 더 심해 지셨다고 하면서 걱정을 하신다. 안그래도 우리가 있는 내내..
자들은 누구 아고?(저 아이들은 누구의 아이들이야?)
내 아이들이라고 할머니께서 말해 드리면
아~ 리자 아?? 리자는 결혼도 안했는데 무슨 아가 있노?
이 이야길 계속 반복하셨던것 같다. 맘이 좀 그랬다. 더 심해지실텐데...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설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실컷 웃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 덕분에. ^^ 뭔가 효도한 기분.
가기 전 김서방의 전굽기 신공. 이번 명절에 명절음식따윈 안할 수도 있었지만 멋진 김서방이 전을 만들어 가자고 하는 바람에 잠깐 거들었다. 모든 공은 김서방에게...
김서방이 이렇게 전을 만들어 왔다는 이야길 고모가 듣고는 나에게...
넌 행복하겠다...
라고 했다. ㅋㅋ 그래요.. 난 햄볶아요.
일단 세배사진.
막내는 그냥 엎드려있는걸로 세배를 대신했다. 누나들은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미리 맹 훈련을 받아 무리없이 거의 기계처럼 세배를 했다.
그리고 고모식구들이 오기전 만화를 보다보다 심심해진 1호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그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1호의 어마어마한 그림솜씨를 옅보게 되었으니...
디테일이 살아있다. 근데 넘 닮아서 놀래고.. 넘 사실적으로 그려서 웃고..
아.. 다시봐두 웃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고모부와 고모차례
하나하나 보고 그리고 있음.
고모부를 먼저 그렸는데 고모가 보더니 똑같다면서 엄청 비웃었다.
1호가 장인정신으로 고모의 머리카락 한올한올 다 표현하고 보여줬더니 안예쁘게 그려서 그림값을 못주겠다며... 그러자 고모부가 옆에서 똑같은데 왜 안주냐고.. 부부끼리 디스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머지 사람들은 계속 웃었다.
(1호가 고모를 그리다가 잠깐 멈추고 가만히 있길래 왜 그러냐 그랬더니.. 그리고 보니 똑같이 그렸다고...이상하다고 그래서 부부는 서로 닮으니깐 1호 너가 잘그린거라고 했더니 그림을 마저 끝냈었다.)
1호 덕분에 그림으로 몇시간을 웃고 있는데 1호가 또 어디서 신문지를 가져오더니 어른들에게 모자를 씌워주기 시작했다.
모두들 너무나 좋아하면서 쓰고 계시는게 웃겼다. 사진엔 그렇게 안보이지만 분명 좋아하셨다.
그이후로 집에 갈때까지 고모부 아들2호는 1,2,3,4호에게 붙잡혀서 괴롭힘 당하고 있을동안..
5호의 힘겨운 배밀이로 어른들의 웃음꽃이 활짝 폈다.
아들아들 아들~ 하던 우리 할머니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폈다.
너무 표나게 좋아하시니... 약간 씁쓸했다.
아들이 뭐라고... 흥!이다.
그래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 돼요.
집으로 돌아왔는데 11시가 넘어서 다들 그냥 뻗어자는 바람에 어제의 일을 오늘 포스팅하게 되었다.
오늘 일은 내일 해야징~
사실 설날은 내사랑 4호의 생일이었는데 축하도 못해주고 그냥 넘어갔다.
4호야~ 엄마가 일요일에 맛있는 케잌 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