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생물을 연구하고 싶다, 또 어떤 친구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데 저는 그 친구들의 말이 와닿지 않는 겁니다.
다만 한 가지, 제가 공간을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공간이 아닌, 수많은 다양한 공간을 좋아하며 그 속에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이것은 대학교 다닐때 학교가 꽤 큰 덕분에 알게 된 취향이었습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런 취향은 좀 더 확실해졌죠. 더 넓은 세계 더 많은 도시 더 다양한 거리와 공간을 돌아보며 그 때 그 때 마주친 사람들과 짧게라도 대화를 하는 것이 너무 즐거웠으니까요. 그 때 받은 느낌과 인상을 글이나 그림으로 적는 것도 좋았습니다. 왠지 비로소 내 일을 하는 느낌이었죠. 물론 그것은 일이 될 수 없죠.
시간이 흘러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은 치과의사로 한정된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꿈을 꾸고 있습니다. 언젠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있기를. 그게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