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건반을 치는 것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두드리는 방식과 누르는 방식입니다. 두두리는 건 건반과 간격을 둔 다음 어깨와 팔을 이용해서 치는 것입니다. 누르는 방식은 건반에 손가락을 얹어 놓은 상태에서 눌러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두드리는 건 좀더 단단한 음색을 내고 누리는 건 부드러운 음색을 냅니다. 게다가 미묘하게 현을 두드리는 망치의 휘청거림도 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빌헬름 캠프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
1악장의 강한 타법에 이어 2악장은 사랑스럽습니다. 52살의 말년의 베토벤이 지은 사랑스럽고 천상의 느낌이 나는 곡입니다. 그런데 벨헬름 캠프의 연주에서 제가 놀란 건, 2악장이 그저 하늘을 향해 손을 벌리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위로 올라가는 듯하고 공기를 향하는 듯 하지만, 듣고 있으면, 골반기저가 울립니다. 땅에 닿아 있는 피안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체화된 마음챙김이 절로 됩니다. 노년의 순수함. 이순耳順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