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연구했으니 이젠 연구한 내용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졌습니다. 연구를 어떤 컨텐츠로 표현하는 과정은 연구와 관련한 지식만 가지고는 진행할 수 없지요. 많은 사람이 연구를 발표할 때 겪는 난관을 소개합니다.
이전 글
사진: 과학하는 사람들에게 꿈의 저널 3대장 + 의학계의 총아. (출처 Tito Jankowski)
발표의 종류
저번 글에서 연구를 발표하는 방법 중 많은 연구자가 이용하는 방법들로
- 세미나
- 세션 발표/프로시딩
- 포스터
- 논문
이 있다고 했었는데요. 세미나와 세션 발표는 구두 발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포스터는 논문과 비슷하지만 동료 평가 등의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 세 분류를 소개합니다.
1. 포스터
비교적 준비에 들어가는 노력이 적다고 생각되는 포스터부터 다뤄보도록 하죠.
사진: 한국물리학회 2017년 가을 학술대회 포스터 세션 (출처: 한국물리학회)
모든 공식 발표는 규격이 있습니다. 규칙성이 있는 게 아무래도 한꺼번에 모아볼 때 가독성도 좋고 하겠죠. 포스터의 경우에는 보통 최대한으로 쓸 수 있는 자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줍니다. 100cm x 100cm일 수도 있고, A0일 수도 있습니다. 학회마다 다를 수 있고, 학술행사장의 사정에 따라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제일 먼저 알아야 하죠.
포스터의 최대 크기를 구했으면 가로로 할지 세로로 할지 정하고, 레이아웃 정하고, 낙서 말고는 뭘 그려본적도 없는 거 같은데 디자인을 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합니다. 운이 좋다면 실험실 전용 포맷을 선배가 만들어놨을 수도 있지만, 연구 내용에 따라서 레이아웃을 바꿔야 하는 것은 여전하죠.
구상이 끝났으면 이제 그려야 하는데요. 종이를 사다가 직접 그립도 그리고 그래프도 붙이고 한자씩 손으로 써 내려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보통은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대학(원)생이 듣는 지령은 보통 "포스터 만들어와"인데, 처음 들으면 아찔하죠. 다행하게도 우리를 도울 수 있는 몇 가지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 MS 파워포인트
- Adobe 인디자인
- MS 퍼블리셔
- 코렐드로우
보통 이 네 가지를 많이 씁니다. 많은 대학이 재학생에게 MS오피스 라이선스를 제공하는데요. 그걸 고려해서 개인적으로는 MS 퍼블리셔를 추천합니다. 위의 세 가지 프로그램과 그 외 사람들이 포스터를 제작할 때 쓰는 도구들의 공통점은 벡터 이미지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벡터 이미지는 확대하거나 축소해도 그림이 깨져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술인데요. 포스터가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는 크기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벡터 도형을 활용해야 합니다.
팁) 이건 화통, 화구통, 도면통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는 존재지만 유독 "미대생들이랑 그 건축학과생들 메고 다니는 그 화살통 있잖아요"라는 문장으로 불리는 존재입니다. 실험실에 이미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없으면 기자재로 하나 장만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큰 포스터를 안 구겨지게 옮기는 일은 정말 어렵거든요.
2. 구두 발표
사진: 발표 중인 발표자와 앉아 있는 좌장, 심사위원 (출처: Graduate Women in Science)
사진은 학술행사에서 발표하는 모습입니다. 진행을 관장하는 좌장이 있고, 최우수 발표 상을 결정하는 심사위원들이 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지도교수와 연구실의 동료 등이 참관하죠. 발표를 이루는 기본적인 요소는 슬라이드와 대본이며, 필요에 따라 발표 내용을 논문 형식으로 작성한 프로시딩을 배포하기도 합니다. 세미나의 경우, 시간과 분량의 제한이 없습니다. 학술행사에서는 20분~30분 정도의 시간제한이 있으며, 슬라이드 수에 제한을 두기도 합니다.
- MS 파워포인트
- Apple 키노트
- 프레지
구두발표에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램은 역시 이 세 가지 입니다. 다만 질의응답 때 슬라이드를 뒤로 돌려야 할 일이 많은데, 한번 당황하면 필요한 곳을 못 찾고 버벅이는 안 좋은 추억을 주는 프레지는 피하라 권하고 싶습니다. 키노트나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실 때도 강조가 아닌 컨텐츠를 제어하는 애니메이션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편 예고
[연구 뉴비] 학술 좀더 살펴보기(2): 연구를 설명하는 종합예술, 논문.
너무 길어지는 듯 하여 논문양식과 관련한 부분은 다음편으로 넘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