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 O N D O N 」
| Serpentine Lake, Hyde Park |
코벤트 가든에 갔던 그 날 오후, 저희는 하이드 파크를 찾았어요. 런던 안에는 80개가 넘는 공원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하이드 파크(Hyde Park)는 영국 런던의 중심부에 있는 가장 큰 공원이에요. 이 곳은 런던 왕립 공원으로서 영국 왕실 소유였다가 1636년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런던 시민들은 현대화된 도심 속에서도 160만 평방미터나 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공원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
하이드 파크는 제 첫 런던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이기도 하고, 지금도 런던 하면 저는 하이드 파크의 푸르름이 떠올라요. 그래서 햇님군과도 꼭 한 번 가서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싶었어요.
하이드 파크 안에는 유난히 백조들이 많은데 전혀 사람을 멀리 하지 않아요. 벤치에 앉은 남자 세 분도, 백조도 서로를 개의치 않고 태연히 앉아있는 모습이 저는 무척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었어요. 시크함이 풀풀~
백조들이 너무 예뻐서 저도 쪼그려 앉아 한참을 들여다보았어요. 물 밑에서는 부산스럽게 발을 움직이고 있다 한들, 어쨌든 수면 밖에서 보이는 새하얀 백조들은 그 자태가 정말 고왔거든요. 하지만 백조들이 하나같이 제법 몸집이 크고 부리가 튼실해서 멀리에서만 손을 뻗어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얼굴 크기가 제 손만 해요. :o
하이드 파크가 워낙 넓고, 나무가 많다보니 새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들이 공원 안에 서식하고 있어요. 그리고 비교적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편이에요. 앞서 본 태연한 백조처럼 이 다람쥐(청솔모?)도 바로 옆 벤치 위에 올라와 우리를 빤히 바라봤습니다. 아마도 먹이를 줄 줄 알았나본데... 흠.. 가진 게 없었기도 하고, 아무 먹이나 주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지만 안녕..
하이드 파크를 걷다보면 이렇게 동물이나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아무래도 근처에서 먹이를 파는 것 같은데 이 남자분이 손에 쥔 무언가를 살짝 떨어뜨리자 마자 무섭게 새가 몰려들었답니다. 진짜 무서웠다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the Birds가 떠올랐어요.
나중에는 아이도 함께 와서 새들에게 먹이를 주었어요. 나란히 서서 새들과 함께하는 모습이 잔잔한 호수만큼이나 평화로워보였습니다. :)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동동 떠 있던 런던의 날씨! 그 희소함을 다들 아는 것인지 수많은 사람들이 카페 테라스에 앉아 햇살을 즐겼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저 호수의 이름은 Serpentine Lake, 서펜틴 호수에요. 하이드 파크는 서펜틴 호수의 다리를 중심으로 둘로 나뉘어 지는데, 동쪽은 하이드 파크, 서쪽은 켄싱턴 가든입니다.
서펜틴 호수의 명물 중 하나가 백조라면, 다른 하나는 보트에요. 잔잔한 호수 위에서 유유자적 보트를 타며 감상하는 런던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거든요. :)
지금은 가격이 달라졌을 지 모를 하이드 파크 서펜틴 호수 보트 이용 가격입니다. 가격은 모두 1인당 매겨진 가격으로 저와 햇님군은 두 명이라 20파운드를 내고 30분을 이용했었습니다. 몇 년 전 여행인데 어떻게 그런 것까지 기억하냐고 물으신다면...
이렇게요. :)
저는 여행 중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까지도 사진으로 남겨 놓는 편입니다. 본격적으로 블로깅을 시작하기 전부터, 초등학교/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수집벽같기도 하고, 추억과 과거에 집착하는 성격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덕분에 저희 집에는 추억이 담긴 쓰레기가 많습니다. (고등학교 축제 팜플렛, 일기장, 친구가 준 쪽지 등...)
한 켠에는 구명조끼가 빼곡히 선반에 쌓여 있는데 아무도 저걸 입고 타지 않았어요. 저희도 그냥 맨 몸으로 보트에 올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안전불감증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수영도 못하는 주제에...
보트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로윙보트, 손으로 노를 저어서 나아가는 보트이고, 다른 하나는 뒷쪽으로 보이는 발로 페달을 밟아서 가는 파란색 보트입니다. 아무래도 파란색 보트가 안정감도 있고, 편했겠지만 뭔가 호수에서는 하얀색 로윙보트 타보고 싶었어요. 자신만 믿으라는 햇님군 말을 듣고 하얀색 나무 보트 위로 탑승!
영화 ‘노트북’ 중에서
히잡을 쓴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성들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로윙보트를 골랐을 것 같은데... 30분 내내 저기에서 벗어나질 못했어요.. 범퍼카 마냥 여기 저기 콩콩 박고 ㅋㅋㅋ 그래도 자기들끼리 꺄르르 꺄르르 무척 즐거워보였습니다. ;)
다행히 저희 보트에는 햇님군이 있었어요. 뒤에서 비춰오는 햇살이 마치 후광처럼 보이지 않나요? :-) 정말 듬직했답니다. 노는 처음 저어보는 거라는데 생각보다 잘 하더라구요. 덕분에 30분 동안 호수 곳곳을 누비고 다녔어요.
그 때부터 시작된 햇님군의 폭풍 노질 :o
여기서도 어잇차
저기서도 으잇차
그러다가 와이프가 셀카봉을 들이밀면 브이자도 한 번 그려주고 다시 영차.
그 동안 마눌은 열심히 셀카를 찍었습니다. 평소에 저는 사진에 제 얼굴이 나오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여행 사진 대부분이 다 풍경 사진인데 유난히 그 날은 셀카를 많이 찍게 되더라구요. 워낙 햇살도 좋고, 뒤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예뻐서 제 얼굴 하나 정도 끼워넣어도 같이 예쁘게 나올 것 같았어요. ㅋㅋ
둥실 둥실 떠다니는 보트 위에서 제 마음도 두둥실-
(런던에서의 이 보트를 시작으로 우리의 뱃놀이 사랑은 유럽 여행 내내 계속됩니다.)
햇살이 쏟아져 내리던 서펜틴 호수.
세계적인 모던 시티인 런던. 초고층 빌딩 더 샤드와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이 있는 곳이죠. 그러면서도 골목을 걷다보면 어느새 고풍스럽고 우아한 유럽의 정취를 느끼게 돼요. 게다가 사이 사이에는 이렇게 많은 초록과 푸르름을 품고 있어요. 바쁘디 바쁜 런던이라는 도시를 여유로운 바이브로 가득 채워주는 건 바로 런던에 있는 이런 80여개의 공원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30분의 짧고도 긴 뱃놀이를 즐기고 다음 편에서는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런던에서 먹는 족발 이야기! 곧 돌아올게요. 🐷
혼자 여행하던 여자, 처음 여행하는 남자의 유럽 이야기🌿
- London #1 혼자 여행하던 여자, 처음 여행하는 남자
- London #2 길치부부, 와이파이 획득
- London #3 런던 첫 식사, 꼭 쌀밥을 먹어야겠니?
- London #4 해리포터 9와 3/4 승강장
- London #5 흐린 날의 버킹엄 궁, 여왕을 보다.
- London #6 빅벤에서 내셔널 갤러리까지
- London #7 코벤트가든에서 최고의 쉑쉑버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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