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좁은 풀 안에서만 활동하는 나조차도 근 몇 개월 간의 뉴비들의 활동에 관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스팀달러가 13000원까지 치솟았을 때 kr 태그에는 새로 유입된 뉴비들의 글로 도배가 됐었다.
그때는 한창 고래와 뉴비 간의 상생과 보상체계 등에 관해서 설전도 많았었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서 누군가는 이 보상이 불평등하다고 느꼈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래도 적응해야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많던 설전들은 그저 스팀달러가 3천원 이하로 되자 당시의 열기조차 무색하게 짜게 식어버렸다.
그래 뭐 이해는 한다.
스팀잇을 접하는 사람들은 최소 아래의 심경 변화 단계를 거칠 것이다.
정보 습득 단계 : 뭐? 블로그를 운영하듯이 글을 쓰면 페이스북 좋아요 식으로 코인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
초기 진입 단계 : '두고봐라 내 분명 이걸로 집 한 채 사리라' 하면서 가입약관을 미치게 꼼꼼히 읽고 가입수순을 밟는다.
뉴비 자기소개 단계 : '안녕하십니까!'로 시작되는 대학교 새내기의 인사처럼 야심차게 시작을 한다.
보상 실망 단계 :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주로 Trending에 뜬 고래들의 글과 그들에게 주어진 보상을 보고 '나도 시작만 하면 저렇게 코인 쓸어담아야지'란 생각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고래들은 고래들일 뿐, 플랑크톤의 존재감도 안 되는 먼지의 존재감으로 시작하기에는 초반에 지치기 마련이다. 여기서 흥미를 잃고 대거 탈락하기 시작한다.
보상 높이기 진입 :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글을 쓰고 소통을 하고 머리를 쥐어짜서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쓰는 성실한 뉴비들은 점차 자기만의 포지셔닝을 해 나간다. 간간히 친절하신 고래님이 오셔서 1보팅에 2~3$가 올라가면 이게 또 중독이 된다.
뉴비 포기 단계 :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하던 뉴비들은 다 어디갔을까? 업비트 코인시세를 보면 최근 스달과 스팀 모두 3천원 미만이다. 여기에 뉴비들은 대거 실망을 하고 '그래 그렇게 쉽게 돈 버는 시스템이 있으면 그게 사기지 뭐'라는 회의적인 생각을 하며 스팀잇에서 떠난다.
이런 과정의 유혹을 누구나 숱하게 많이 겪기 때문에 지금 남아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위의 사람들보다 부자되실 확률이 월등히 크겠다 하겠다. 이것은 단순히 끈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미지의 확률을 향해서 오늘의 힘을 쏟아붓는 것이니 말이다. 무대뽀 정신이 필요하다.
한 시간 후의 두 개의 마시멜로를 먹기 위해서 지금 눈 앞에 있는 하나의 마시멜로를 과감하게 무시하는 그것, 그 인내와 끈기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덕목은 분명 아니다.
물론 나조차도 흔들릴 때가 많다. 스달이 크게 떨어졌을때는 근심 걱정으로 몸이 시름시름 아프더란다. 내 기억속의 스달은 언제나 만원대를 호가하는 그런 든든한 코인이었는데 말이다.
이런 말 하기 이를 수도 있지만 추세로 보아하니 지금 가격이 스팀과 스달의 진짜 가치가 아닐까 싶다. 얼마전에 유시민 작가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거품을 산산조각 낸 여파로 그간의 투자광풍으로 덧입혀진 버블이 무너졌고 이제는 예전만큼 코인 가즈아를 외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물론 스팀이 좋은 코인인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다고 해도 스팀과 비슷한 알트코인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올 뿐더러 실질적으로 스팀 코인이 쓰이는 곳은 거래소와 스팀잇 두 곳 뿐이니 말이다.
코알못, 투알못인 내가 생각해도 앞으로는 예전같은 미친 듯한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래도 나는 스팀잇을 계속 하고 또 하련다.
글만 쓰면 코인이 나오고 또 아무리 떨어졌다한들 일단 1스달이 커피 한 잔 가격은 지원해준다.
글을 쓰면 일주일 후에 보상 받아서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한다(라고 말하고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가즈아ㅏㅏ를 외치긴 합니다만...)
우리가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1스달이 만원이든 3천원이든 간에 글써서 돈 벌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없다. 있더라도 스팀잇보다는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블로그를 꾸려서 광고를 단다고 해도 저품질을 먹거나 다른 사람이 내 키워드를 카피해버린다거나 하는 일이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오프라인은 이것보다 더 힘든 건 말해 무엇하랴 ~
어찌되었건 나는 스팀잇에 남아있으련다.
개인적으로 글쓰는 게 전혀 스트레스가 아니기도 하고 글써서 코인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큰 매력이다. 그 시세가 오르락 내리락해도 큰 불만이 없다. 언젠가는 다시 오른다는 신뢰가 있을 정도로 스팀은 괜찮은 알트코인이다.
그리고 땅 파봐라, 코인은 커녕 동전도 안 나온다.
이상 스팀잇 지박령 티치아노였습니다.
-by Tiz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