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티고]와 위아더나잇의 [멀미]
둘 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로한다. 그리고 제목도 비슷하다. 하지만, 버티고는 영화를 보는 내내 너 30대 여성이지. 꼭 여성이 아니더라도 지금 현재 서울에서 살.아.나.가.고. 있잖아. 그러니까 공감하라고, 위로해주겠다고 작정한 영화처럼 느껴졌다.
[레토]를 통해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배우 유태오의 연기도 꽤나 어색하게 느껴진데다, 천우희의 캐릭터도 그렇게 와닿지가 않았다. 아마도 너무 직접적이어서 그런 것 같다.
가족 간에 필요한 적당한 거리, 가족이지만 무조건 감싸안을 수 없는 관계, 현재까지 이어지는 과거의 트라우마, 상사와의 비밀 연애, 어디 하나 마음 붙일 곳 없는 회사, 계약직의 불안감 등등. 공감할 수 있는 많은 소재들을 마음껏 뒤섞어놓은 것 같다. 이명을 얻고 어지러움을 자주 느끼는 서영(천우희)의 캐릭터 설정도 그러하다.
혼자 영화관을 전세놓은 듯 어떤 아저씨와 단둘이 편하게 영화를 보면서도 대체 언제 끝나나. 어떻게 끝내려나 그것이 궁금했다. 결국, 아 위로받고 싶어서 왔는데 무미건조한 ‘힘내요’ 이 말 한마디 들은 것 같은 느낌. 아쉽다. [러브픽션] 전계수 감독님 영화라 기대했는데...!
반면,
내가 사랑하는 밴드 위아더나잇의 [멀미]는 이게 위로인 줄도 모르고 듣다보면, 빠져든다. 특별하게도 내가 처음으로 접한 위아더나잇의 뮤직비디오가 바로 이 노래이다. 오래된 친구들과 술 여러잔을 걸치고 난후, 혼자 찾은 노래방. 그곳에서 멀미 노래를 부르고, 소파에 누워있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러고보니 노래방을 안좋아하는 내가 코인노래방을 자주 가게 된것도 그때 이후, 분명 위나잇을 알게 된 후이다.) 노래방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도 참 좋다. 밤의 그 조명도. 그 배우를 눈에 익혀두었는데 가끔 한국영화에서 작은 역할로라도 출연한 것을 발견하면 반갑다. 짧은 뮤비 안에서도 잔잔하고 깊은 인상을 준 그 배우, 변진수님이다. 그분도 왠지 모르게 응원하고 싶어진다. 덕분에 멀미를 더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으니.
[버티고]는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이참에 [멀미]를 다시, 깊이 듣는다.
“ 우린 멀미를 하는 거야, 조금 먼 길을 가는 거야. 출렁이는 이 길은 마치 나의 아일랜드. 손에 닿으면 터질 것 같은 나의 아일랜드. 토할 것 같아 난 대체 무슨 생각하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