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ography : 미적 가치를 위하여 글자(타입)를 이용한 모든 디자인을 말한다. 엄격하게는 사진이나 일러스트레이션이 포함된 디자인은 제외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타입(글자)들이 메인으로 이루어진 디자인 영역을 타이포그래피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Favorite] 첫번째 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소개했었다.
두번째 소개 할 내가 좋아하는 것중에 하나는 '글자'를 그리는 것이다.
원래 두번째 자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초컬릿 이었다. 그래서 초컬릿에 관한 이야기들을 이것 저것 생각해 보면서 사진을 고르다가 예전에 같이 음악 작업하던 팀 작업실에 분필로 썼던 작품(?)을 보고서 생각이 바뀌었다.
중학교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 시절 그때에는 핸드포도 없고 삐삐도 없고 그래서 공중전화와 편지가 단연코 모든 메세지 전달의 기준이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낭만이지만 그 불편한 아니 지금처럼 편하지 않게 어찌 살았는지. 편지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된 것은 국민학교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물론 초등학교가 바른 표현이겠지만 내가 다닐때는 분명히 국민학교였고 그래서 난 국민학교라고 적는다.)
어버이 날이었나 아니면 크리스마스 카드였나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확실한 것은 미술시간에 카드를 만들라는 과제로 수업을 하게 되면서 시작 되었던 것 같다. 몇백원짜리 돈주고 사는 바른손 팬시에서 나온 카드들은 내가 만든 그 어떤 카드들 보다 좋아 보였다. 약간의 금박도 들어 있고 제일 중요한 것은 인쇄된 글씨들이 너무나 단정하고 예뻐보였다는 것이다. 정말로 글씨 안에 축하한다는 따뜻한 감정이 담겨 있는 것처럼. 그에 비해서 내가 쓰고 만든 카드는 삐뚤 빼뚤한 글씨도 글씨려니와 나름 그린다고 그린 어떤 그림과 거기에 써진 문구들은 누군가에게 축하한다며 선물하기에는 내 마음이 담겨 있지 않은 그냥 낙서종이를 반 접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엔 무엇을 하든 비슷하게 그리는 것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바른손 팬시에서 나온 카드를 최대한 그대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 인쇄된 글자들을 따라 그리고 (정말 그렸다. 글씨는 쓰는 것이라고 표현해야하지만 저건 쓴다기 보다는 그린다가 훨씬 잘 어울린다.) 심지어는 카드 뒷면 아래에 조그맣게 바른손 팬시의 마크까지 똑같이 그렸다. 그 마크는 민들레를 단순화 시킨 듯 보이는 그림이었는데 아직도 내가 그리던 마크가 기억이 나는 걸 보면 그 때 엄청 열심이었나 보다.
사실 나는 내 글씨체를 만들고 싶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못하던 때라 선생님이고 선배고 교회 형이고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글씨체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되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 돌아오는 답은 "글쎄 잘 모르겠는데?" 였거나 "그거해서 뭐할래." 였다. 다행히 나를 이뻐라 하던 국어담당의 담임선생님께서 잘은 모르겠지만 미대를 가거나 미술을 전공하면 그 세부적인 전공으로 아마도 그런 글씨를 디자인 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대답해 주신 것때문에 막연하게라도 '아 그럼 되는 구나' 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예고는 결과적으로 못갔다. 아버지한테 꽤 심하게 혼나고 나서야 하고싶은 것을 다 하면서 살 수 없는게 세상이구나를 나이에 비해서 빨리 터득하게 되었다. 그렇게 접힌 꿈은 뭐 여기 저기에서 써먹긴 잘 써먹었다. 고등학교때 연애편지에도 나름 그덕에 호감도도 높았고 성공률도 높았으며 심지어 군대에서는 모든 내무반 사람들의 운동화와 옷가지에 내가 이름을 써주곤 했었으니까.(군대에서는 왜 그랬는지 나와보면 이해가 안가는 일들이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름쓰기다. 속옷부터 시작해서 운동복 근무복 운동화 슬리퍼 매직이 닿을 수 있는 모든 곳에는 이름을 쓴다. )
나중에 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씨의 안상수체를 한글프로그램이 보급되는 과정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참 부러웠다. 뭐 그 글씨체가 딱 내취향은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자기가 만든 글씨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좋아 보일 수 가 없었다. 미대를 갔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해봤었는데, 글자를 잘 예쁘게 멋있게 그리기 위하여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것은 굉장히 비 효율적이므로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난 아직도 글자를 잘 그리는 것을 좋아 한다.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거나 축하나 감사를 전할 일이 있을 때 펜을 들고 꼼지락 꼼지락 한두시간은 기꺼이 쓸 수 있을 정도로. 정성이 깃들고 마음이 전해지고 뭐 이런 포장을 굳이 하지 않아도 내가 만든 예쁜 것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기분이 참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