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주일에 한번씩 동네 독서 모임이 있다. 총 5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모두 주부이고 가십거리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생산적인 일에 다들 관심이 많아서 다행히 잘 유지되고 있다.
모임 방식은 한 명씩 돌아가면서 본인이 좋았던 책이나 혹은 읽고 싶은데 혼자 진도가 잘 안나가는 책이 있으면 선정해서 같이 읽는다. 이 방식이 좋은 이유는, 본인의 관심 분야가 아닌 책들도, 다른 사람 차례에서 선정이 되면 같이 읽고 얘기를 나누게 된다.
나 같은 경우는 거의 모든 책이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이다. 내 서재 책꽂이를 보면 '부자','4차산업혁명','자기경영','양자물리학','부동산'. 이런 류의 책이 대다수이고, 소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언제부턴가 내 삶에 변화를 위해 내가 책을 읽고 성장해야한다고 생각했고, 아무래도 필요한 부분들을 배우기 위해 책을 읽다보니 실용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독서모임 멤버중에 소설을 아주 좋아하는 멤버가 한 명 있다. 그 분은 학창시절에도 거의 소설만 읽었고, 지금도 신랑과 소설을 많이 읽는다. 오히려, 내 관심사의 책들은 거의 안 읽는 분이다.
이번에, 그 분의 책 선정은 당연히 소설이었고, 그것도 SF하드 소설이라며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선정하셨다. 본인이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테드 창이 굉장히 유명한 소설가이며, 이 책이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컨택트'라는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기에, 부담이 없을거라는 이유에서 였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 8개의 단편 중 "네 인생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모두 만족도가 높으면 다른 단편들도 다 읽어보기로 했다(나를 포함한 다른 멤버들은 소설을 거의 읽지도 않고, SF소설은 관심조차 없었기에). 책을 구입했던 예스24 후기에서도 폭발적인 극찬을 한 책이고, 다른 분들의 후기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높이 평가하기에,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읽었다.
이런ㅠ 처음부터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안되겠다. 영화를 먼저 보고나서 책을 읽어보자. '컨택트'를 검색해 결제를 한 후,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큰 맥락의 메시지를 파악하고 다시 책을 읽었더니, 훨씬 수월하다.
아~ 왜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지 아주 오랜만에 느껴본 감정이다. 나는 나름 책을 읽고 의식을 확장시키고 있었지만, 정작 "생각의 유연성"이 굉장이 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아주 오랜만에 소설을 접하며 '아차'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다른 멤버들도 모두 '어렵지만 재밌다'는 공통된 의견으로 나머지 단편도 모두 독서모임을 통해 읽게 되었다. 대박이다. 내가 '테드 창'이라는 작가를 몰랐다는 사실이 너무 창피할 정도로 작가의 상상력과 지성은 정말 멋졌고, 존경스러웠다. 소설과 거리를 두고 살던 내가, 이제 소설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되었고, 균형있는 식사를 하듯이 균형있는 독서를 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