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표 촬영감독을 또 만났습니다.
그는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찍은 촬영감독 입니다.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로 데뷔해 <유령>(1999) <반칙왕>(2000) <지구를 지켜라!>(2002) <태극기 휘날리며>(2003) 'M'(2007) <마더>(2009) <설국열차>(2013) <곡성>(2016) <버닝>(2018) 등 대표작을 꼽기 힘들만큼 최고의 촬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에게 <기생충>은 <설국열차> 이후 봉준호 감독과 5년 만에 만난 작품입니다.
굳이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라면, 지난 8년 동안 겨울에 촬영하다가 오랜만에 여름 땡볕을 가지고 찍었습니다. 참고로 여름 땡볕은 보통 촬영감독들이 선호하는 빛이 아닙니다.
또, 그가 촬영한 작품이 전작 <버닝>에 이은 2년 연속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습니다.
<기생충>에서 그의 손을 거친 자연광은 팔색조 같은 얼굴을 보여줍니다. 기택(송강호) 가족이 사는 반지하 집 창문 밖에서 집 안으로 떨어지는 한줄기 빛은 넉넉하지 않은 그들의 현실을 함축적으로 소개합니다. 반면, 박 사장(이선균) 집 거실의 통유리를 통해 쏟아지는 파도 같은 빛은 별다른 조명 없어도 환하디환한 삶을 단적으로 드러내줍니다.
매작품 자신의 촬영을 경신하다시피 하는 그인데, <기생충>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때 그는 타이 방콕에서 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았습니다.
홍 감독은 신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의 로케이션 헌팅을 하기 위해 그곳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수상이나 상찬에 대해 무심하고 쑥스러워하는 성격의 소유자인 그가 시상식을 본방 사수하는 건 <기생충>이 그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진 작업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홍 감독이 귀국하자마자 납치하다시피(?) 만나 <기생충>의 촬영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와 나눈 대화는 내일 발행되는 <씨네21>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 홍경표 촬영감독과 박찬욱 감독의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찍은 김우형 촬영감독의 대담을 진행했었는데 궁금해하실 듯해서 링크 겁니다.
-빛이 예쁘지 않더라도 이야기와 잘 맞으면 그게 좋은 촬영이다
-영화 링크/<기생충> https://www.themoviedb.org/movie/496243?language=en-US
-별점/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