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수년 전 신규 서비스로 카카오택시를 출시하자, 동일 영역에서 먼저 서비스를 하고 있던 스타트업 중에 하나인 리모택시가 약 1년 간 진행했던 서비스를 중단하고 폐업을 하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국내 콜택시 서비스의 원조격인 리모택시였지만, 카카오가 같은 분야에 신규 참여를 하자 추가 투자들이 불발되면서 결국 폐업을 결정한 것입니다.
2년 전의 리모택시 폐업 사례는 아래 두가지 점에서 눈길을 끌었었습니다.
첫째는 카카오, 네이버 등의 대형 업체가 스타트업이 선점한 특정 분야에 후발로 뛰어들 경우, 플랫폼 독점력으로 인해 그 파급력이 매우 막강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당시 VC 알토스벤처스가 폐업을 위해 추가 자금을 지원한 사실이었습니다.
리모 택시가 밀린 급여와 퇴직금 처리 등으로 인해 청산 절차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미 12억원을 투자한 VC인 알토스벤처스가 4억여원을 추가 지원해서 청산을 마무리한 것입니다.
당시 매체의 질문에 알토스벤처스(Altos Ventures)의 김한준(Han Kim) 대표는 “VC는 투자한 회사가 만약 잘못되더라도 청산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미래 전망이 밝을 때는 투자로 들어왔다가, 정작 어려울 때는 채권-채무 관계로 바뀌는 기존 VC 들과 비교해서, 폐업을 예고한 업체에 추가로 청산을 위한 자금을 수혈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보통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면 창업자는 경제적으로 회생이 어려운 신용불량 상태가 되거나, 미지급 급여와 퇴직금 등으로 인해서 함게 일했던 직원들과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이런 과정을 겪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실패경험이 다시 소중한 사회적 자산 역할을 하거나, 후속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실리콘밸리에 근거를 두고 김한준 대표가 이끌고 있는 알토스벤처스가 피투자 기업과 한 배를 탔다는 마인드로 실패도 함께 책임진다는 당시의 결정은 너무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시리얼 창업자들이 꼭 실낱 같은 가능성의 성공만을 이어가지 않더라도, 앞선 실패를 발판으로 재창업의 맥을 이어가며 결국에는 드라마틱한 성공을 이루기도 하는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환경을 살짝 가늠해 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모택시는 당시 알토스벤처스로부터 4억을 추가로 받아 임금과 퇴직금 등을 차질없이 해결하고 폐업하기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