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다만 고양이가 궁금할 뿐이다.
스토리가 빈약하고 지루하다 해도 단 하나의 근사한 문장이 있다면 그 책은 괜찮은 책이며 괜찮은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토리가 박진감 넘치는데 나를 사로잡는 문장 하나를 만들지 못했다 하여 괜찮지 않는 작가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에서는 단 하나의 문장도 건질 수 없었다. 고양이라는 존재의 매력이 궁금해서 고양이에 관한 책을 연달아 읽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덜 매혹적이기도 하다.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나는 아니다. 모두가 칭송하는 존재를 까는 것이 쾌감을 느끼는 삐딱한 인간은 아니다. 외려 나는 감동도 잘하며 칭찬도 넘치는 편이다. 그저 모두가 좋다고 해도 내겐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나를 매혹시키지 못했기에 내게 별로인 작가다.
제 3의 눈을 지닌 ‘피타고라스’라는 고양이와 고양이 머리를 한 여신의 이름을 지닌 ‘바스테드’라는 매력적인 고양이가 주인공임에도 나를 사로잡지 못했다. 그러나 나의 취향에 상관없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걸.
어떠한 이유로 인해 고양이에 대한 호기심이 돋아 고양이에 관한 책들을 읽어나가고 있다. 책이 쌓일수록 고양이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고 고양이에 대한 오해도 풀려나간다.
고양이에 관한 궁금증이라면?
예를 들어, 고양이는 왜 그렇게 깨끗한가? 라는 질문에 답을 찾았다. 고양이는 스스로 항상 몸을 햝아낸다고 한다. 고양이의 침에는 탈취 성분이 있어 냄새를 없애고 몸을 청결하게 해준다고 한다. 수시로 털을 핱기 때문에 고양이의 목구멍에는 털뭉치가 생기고 고양이들이 그 털뭉치를 토해내는데 그 털뭉치를' 헤어볼'이라고 한다. 고양이는 물을 싫어 해서 목욕하는 걸 끔찍해 하는데 모든 고양이가 그런 건 아니다. 거의 모든 고양이가 깔끔쟁이들이지만 제 몸을 가꾸는데 게으르고 지저분하며 물을 좋아하고 목욕을 즐기는 고양이도 있다. 어느 종에나 특이한 녀석이 있기 마련.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지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에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프랑스의 천재 작가이다. 그의 모든 책을 읽고 나면 그를 달리 느낄 수 있을지 모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전부 읽고 싶진 않다.
고양이_베르나르 베르베르
테러와 쥐로 인한 페스트로 파리는 붕괴된다. 붕괴된 파리를 인간의 인터넷을 사용하는 고양이 피타고라스와 인간과 소통하는고양이 바스테드가 주도하여 구출한다는 스토리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나를 사로잡지 못한 이유는 뭘까 곰곰이 생각한다. 그는 너무 진지하다. 진지남은 매혹적이지 않다. 그의 느슨함을 느낄 수 있는 책 추천 바랍니다.^^
고양이의 생각 : 인간을 나를 먹여 주고 지켜 주고 사랑해 준다. 인간에게 나는 신이 분명하다.
개의 생각 : 인간을 나를 먹여 주고 지켜 주고 사랑해 준다. 인간은 신이 분명하다.
둘 다 틀렸다. 인간은 신이 아니며 고양이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고양이들로서는 납득하기 힘들지만 인간들은 자유를 견기지 못해서,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기 싫어서 신을 만든 것 같아. 신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면 자신들이 섬기는 주인한테 복종만 하면 되니까. 자신들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은 '신의 뜻'이 되니까. 신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종교인들이 심약한 영혼들을 마음대로 부리는 방식이기도 하지. 인간과 달리 고양이는 스스로의 행동을 책임질 줄 알고 자유를 두려워하지도 않아.
고양이와 인간의 역사를 풀어낸다. 지식 전달을 즐기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래서일까?
거짓에 익숙해지면 진실이 의심스럽게 보인다.
수컷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이런 ‘까탈스러운’ 수컷른 더더욱. 깊은 감정을 느끼고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건 암컷뿐이야. 이래서 내가 수컷이 되기 싫은 거야.
바스테드 : 나랑 사랑을 나누고 나면 고통스러워질까 봐 두려워?
피타고라스 : 엄청난 쾌락을 느껴 너에게 구속될까 봐 두려운 거아. 나는 자유롭고 해탈한 존재로서 만족을 느끼거든. 어느 누구도 세상 그 어떤 것도 내게 절대적인 의미가 될 수 없어. 이거 내 자긍심의 원천이야.
암컷을 애태울 줄 아는 수컷 피타고라스, 바스테드와 피타고라스는 사랑을 나눴을까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를 읽으면 둘의 뜨거운 섹스를 느낄 수 있다. 인간의 체위로 섹스하는 고양이, 실제 있을지 궁금하다.
너를 둘러싼 것이 네가 눈구인지 알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너는 불평을 하지도 부당하다고 느끼지도 않을 거야. 네 영혼이 너의 진화를 위해 그런 시련들을 선택한 이유를 알려고 애쓸 거야. 혹시라도 네가 잊어버릴까 봐 이 메시지는 밤다다 꿈으로 너를 찾아올 거야.
너는 네 행성을 선택했어.
너는 네 시대를 선택했어.
너는 네가 속한 동물종을 선택했어.
너는 네 부모를 선택했어.
너는 네 육체를 선택했어.
예술은 모든 것을 숭고하게 만들어.
예술을 하면 불멸의 존재가 되지.
내가 믿는 것이 곧 나다.
어떤 동물종도 다른 종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지구는 어떤 한 종의 소유가 아니에요. 동물이든 식물이든 모든 생명체가 똑같이 지구의 주인이죠. 어떤 종도 스스로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고 여길 권리는 없어요. 인간도 고양이도 마찬가지죠.
정장을 입은 커다란 고양이들이 알몸의 작은 인간들을 쓰다듬어 주는 모습을, 인간들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난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어.
은빛 구름으로 흩어져있던 내 영혼은 다시 둥근 공 모양으로 뭉쳐 내 뇌 속 비좁은 집으로 돌아온다. 내 에너지원은 칼라스의 노랫소리. 나는 그녀의 노래에서 싸울 힘을 얻는다.
나는 내 육체를 선택했다. 나를 둘러싼 것이 내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인식하는 순간 나는 불평할 수도 부당하다고 느낄 수도 없었다. 더 이상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없다. 나는 내 영혼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런 특정한 시련들이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고양이를 보면서 ‘나를 지켜보고 내게 영감을 주는 고양이와 함께 집에서 조용히 일하는 것, 이게 바로 내가 꿈꾸는 삶이야’ 하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영혼이 대등한 관계에서 소통할 수 있는 꿈의 세계를 그리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나는 또 선택할지도 모른다.
Madamf’ 1book1week
1. 아날로그 사이언스_이솔+윤진 | 과학백치가 읽어도 재미있는 과학 카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