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진 방을 그려주신 미파님께 감사를!
내가 살아오면서 정말 솔직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아주 어릴 때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울고,
아프면 아프다고 울고, 싫으면 싫다고 울고...
태어나서부터 36개월쯤?
이 때가 가장 솔직한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이 먹으면서 거짓말이 는다.
어떤 날은 전혀 신나지 않는데 신나 죽겠다는 얼굴로 밖을 싸돌아다닌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웃으면서 인사한다.
그 사람들은 내가 정말 행복할 거라고 생각할테지?
어떤 날은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서 미치겠는데...안 그런 척을 한다.
누군가 아는 사람... 친구, 혹은 그냥 지인 정도...
그들이 내게 힘들다고 너무 지친다고 말을 걸어오면
나도 같이 죽을 것 같이 힘들다고 하고, 누구나 그렇게 지치고 힘들게 산다고 위로한다.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하는데...이런 것도 가식일까?
그 생각을 하면 또 슬퍼진다.
그럼 어떻게 위로해야 하지?
아직도 여전히 삶은 인간관계는 어렵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진실만을 이야기한다면 어떨까?
전쟁이 많아질까? 전에 없던 평화가 찾아올까?
적당한 거짓말은 필요한 것일까?
선의의 거짓말은 정말 나쁘지 않은 것일까?
나는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잘 못 한다.
좋아도 싫은 척할 때도 있고, 싫은데 상대방이 난처할까봐 좋은 척할 때도 많다.
그래서 혼자 쇼핑을 가면 쓸데 없는 물건을 사오는 일도 많은데..
(이건 최근 깔끔하게 해결이 됐다. 더이상 혼자 느긋하게 쇼핑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서 자신이 굳이 괜찮다면 뭐 상관없지만
가끔은 이런 내 자신이 너무 싫기도 하고, 왜 이래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조금씩 솔직하게 말하는 연습,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
무턱대고 이분법적으로 하겠다는 건 아니고 때에 따라 융통성 있게
뭐부터 해야 할까?
육아라는 게 왜 이렇게 지치는 건지 생각해 봤다.
방금 둥이들을 낮잠재우는데...2호가 자꾸만 문을 열고 나왔다.
다른 때 같으면 속으로 '대체 왜 안 자는 걸까 에휴' 했을 텐데..
오늘은 뭐가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그런 생각이 안 들고 그냥....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베개를 베어주면서 코 자야지~라고 말했다.
눈을 마주치고 싱긋 웃더니 돌아누워 금방 정말 거의 30초 만에 잠이 들었다.
그때 문득 든 생각
'내 시간을 아이들에게 빼앗긴다고 생각하니까 육아가 지치는구나.
시간을 빼앗긴다고 생각하지 말고, 소중한 시간을 함께 완성해 간다고 생각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나 자신이 너무 대견해서 막 흐뭇해졌다.
ㅋㅋㅋㅋㅋ
오~이런 생각을 하다니 '엄마'다 '엄마'야!!!!ㅋㅋㅋ
아이들이 일어나면 더 잘 놀아줘야지 다짐했다.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모를 오늘의 이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부디 오래 지속되기를...
블록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늘 거실에 레고가 한가득이다.
레고가 늘어져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다 밟을 때가 많은데...
무방비 상태로 레고를 밟는 건 정말 육성 욕이 튀어나오는 장치이므로
수시로 정리를 한다.
남편이 레고를 모아서 통에 넣으려는지 서서 발로 블록을 모으고 있었다.
내가 발로 하지 말고 손으로 하라고 말했다.
아이들 물건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니 부모도 함께 존중해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누군가가 막대하는 것을 본다면 슬플 것 같았다.
그게 그깟 장난감에서 느낄 감정이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나는 그랬다.
남편이 무릎을 꿇고 앉아 블록을 통에 담았다.
그건 또 너무 경건한 모습이었지만 그냥 두었다.
아이들에게 화를 낼 때도 있고, 혼자 짜증내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들키기도 하고...
실수도 잦은 나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다.
완벽한 엄마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그 마음을 존중하는 것
이것만은 언제까지나 지키고 싶은 부족한 엄마의 다짐이다.
월요일이다.
덥다.
그래도 오늘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음이 행복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