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여유로운 일요일을 보내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바라본 하늘에 보름달만큼이나 밝은 달이 떠 있었다. 달 주변에는 수많은 구름으로 채워진 하늘이었다. 그리고 며칠전에 친구가 알려준 시가 생각 났다. 김용택 시인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라는 시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나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이 밤과 이 달에 너무나 어울리는 시 같다. 처음 친구에게 이 시를 듣게 되었을 때도 참 좋았었는데, 오늘 처럼 밝은 달 아래 다시 읊어본 시는 시인의 마음에 조금은 더 가까이 가는 듯 했다.
무언가를 보고 누군가가 떠오를 때가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은 나와 그 사람의 관계를 입증하는 근거가 될지도 모르겠다.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사람,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것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사람.
나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보고 떠오르는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