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업군은 대부분 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내가 속한 병원은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누구도 나에게 야근을 하라고 하지 않지만, 야근을 하지 않고서는 내게 주어진 일을 마무리 할 수 없다.
병원에 들어오기 전에 아름답고 풍족한 상상들은 많이 했지만, 야근을 하는 모습은 그려보지 않아서 그럴까? 다소 버겁게 다가온 한 주였다.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느껴지는 밤의 공기와 분위기가 익숙하다. 참 아이러니 하게도 그 느낌은 대학원때 랩실에서 나와 기숙사를 올라갈 때의 기분과 비슷하다. 대학원의 연장인건가? 그래서 아직 버틸 수 있는 건가?
내 발걸음의 무게가 친구에게 전달이 되었는지, 가는 길에 친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요즘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외롭다며 옛날로 돌아가고 싶단다. 대학교 학부 시절 풍족하지 않아 가장 싼 고기 부위와 두부, 양파를 사서 친구집에서 해먹곤 하였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히 남은 것 보니, 나도 그 친구도 그때 정말 즐거웠나보다. 지금은 내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만나기가 어렵다. 무슨 큰 일을 이뤄보겠다고 멀리까지 온 건지...
친구는 다들 옆에서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리고 잠깐 상상해 본다. 친구와 함께 집앞 정원에서 저녁을 먹는 모습을.
친한 친구와 맛있는 식사.
정말. 그거 하나면 충분한데.
2018.03.18 am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