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들어보니 붉게 물드는 하늘이 있고, 그때 최승자의 시 첫구절이 떠올랐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은 온다.
이십대에 접했던 강렬한 한 문장이 서른의 나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했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도대체 어떤 나이길래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나이라 했을까.
내가 막상 서른이 되고 보니 이십대 때와 다를 것은 없었다.
서른에서 조금 멀어지고 나니 '딱히 이뤄놓은 것은 없다는 것', '그럼에도 이십대 같은 열정은 사라지고 없다는 것', '자꾸만 한걸음 물러나게 된다는 것' 같은 생각들이 주변을 맴돌고 있다. 시인이 말하려던 것은 무엇이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