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는 화공을 시행할 때는 오화지변(五火之變)을 고려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에는 시기, 바람의 강도, 방향, 주변 상황, 주야간 변화 등이 포함됩니다.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은 내부와 외부의 호응입니다. 주로 화공작전은 내부의 첩자에 의한 조력이 중요합니다. 즉 적의 진영이나 성에 침투한 첩자가 아군과의 사전 약속하에 방화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적이 당황하고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군은 그 시기를 놓치지 말고 즉시 공격해야 합니다.
둘째는 적진에서 불이 났는데도 적의 동요가 보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적이 아군을 유인하기 위해 위장으로 불을 놓았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군은 즉시 공격하지 말고, 상황을 예의주시 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만약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게 되면 공격할 수 있습니다. 불이 세차게 타오른다는 것은 적이 아군을 유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을 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화공은 적 내부에서만 시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내부에 침투한 첩자가 적에게 잡히거나 적이 아군의 의도를 미리 눈치 채고 있을 때, 강압적으로 실시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외부에서 화공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종 장비나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고대에는 불화살, 소차(엘리베이터처럼 움직이면서 성 안의 동태를 살피는 정찰용 차량이지만, 화공작전에 동원되기도 했다), 포차(발석차라고도 하는데 거대한 돌을 공격목표 지점까지 날려 보내는 무기로 성벽을 파괴하거나 성벽 위의 적군과 방어무기를 공격하지만, 여기에 불덩이를 얹어서 날리기도 했다), 삼단노(대형 활로 성을 공격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역시 대형 불화살을 넣어 쏘기도 했다) 등이 이용되기도 했다.
넷째는 화공작전은 바람의 방향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적 방향으로 부는 바람을 상풍, 아군 쪽으로 부는 바람을 하풍이라고 합니다. 공격하는 아군이 자신이 질러 놓은 불에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하풍에는 공격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섯째는 야간에 화공작전을 시행하는 것을 주의 깊게 살피라는 점입니다. 이는 주간에는 적 상황과 지형을 훤히 볼 수 있는 가운데 화공작전을 수행할 수 있지만, 야간에는 잘 보이지 않아 화공작전을 시행하면서 적의 유인이나 기만에 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凡火攻必因五火之變而應之. 火發于內, 則早應之于外. 火發而其兵靜者, 待而勿攻. 極其火力, 可從而從之, 不可從而止. 火可發于外, 無待于內, 以時發之. 火發上風, 無攻下風. 晝風久, 夜風止. 凡軍必知有五火之變, 以數守之. 故以火佐攻者明. 以水佐攻者强. 水可以絶, 不可以奪.
화공은 다섯 가지 원칙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 불이 적진 내부에서 발생하면 조기에 외부에서 호응해야 한다. 불이 났는데도 적병들이 조용하면 공격하지 말고 기다려야 하며, 불길이 치열해진 후 공격할 만하면 공격하고, 그렇지 않으면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 적진 밖에서 불을 지를 수 있으면 내부 호응을 기다리지 말고 불이 잘 붙을 수 있는 때에 맞추어 불을 질러야 한다. 화공은 적 방향으로 바람이 불 때 사용해야지 아군 쪽으로 바람이 불 때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낮에 부는 바람은 화공에 이용하고, 밤에 부는 바람은 화공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무릇 군대는 반드시 화공의 다섯 가지 변화를 바로 알고, 이에 관련된 수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불을 공격에 이용하는 자는 현명해야 하고, 물을 공격에 이용하는 자는 강해야 한다. 왜냐하면 수공을 쓰면 적의 진출을 지형에 따라 차단할 수 있지만, 화공처럼 이를 이용해 바로 적의 자원을 빼앗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장 마지막 구절에서 손자는 화공의 중요성을 수공과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화공이 수공에 비해 효과적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수공은 한정된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화공은 장소에 관계없이 사용하여 적이 장악한 지역과 요새들을 빼앗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화공작전을 벌이기 전에 손자가 강조한 다섯 가지 변화하는 양상에 걸맞은지 확인하는 일은 고대 용병가들의 몫이었습니다. 손자는 용병가들이 수공과 화공에 능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화공에 능통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손자는 화공에 더욱 그 가치를 부여한 병법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손자지음, 손자병법, 김광수(역), 서울: 책세상, 2000
손무지음, 노양규 옮김, 365일 손자병법, 서울: 신한출판사, 2007
손자, 손자병법, 이현서(역), 서울: 청아출판사,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