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화공(火攻)편이 마무리됩니다. 화공작전(火攻作戰)은 사실 손자 이전의 시대, 즉 인류가 불을 발견한 이래로 꾸준히 사용된 특수작전입니다. 화공(火攻)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고, 특히 자연적인 현상이 화공(火攻)에 유리하게 조성되어야만 합니다. 이런 요건이 충족되면 그야말로 화공작전(火攻作戰)은 그 어떤 형태의 작전보다 커다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화공작전(火攻作戰)은 차원이 다른 전쟁 양상을 제공했습니다. 근력이나 활, 창, 칼, 각종 공성기구 등 간단한 기계적 힘이 지배하던 전쟁 속에서 화공(火攻)은 화학적 에너지를 가진 새로운 영역이었습니다. 그래서 화공(火攻)은 무기의 혁명시기로 간주되는 화약의 발견 못지않은 효력을 보였습니다. 이런 효과를 손자는 무심히 지나가지 않았고, 하나의 소중한 전술로 승화시켰습니다.
손자는 화공(火攻)과 같은 특수한 영역의 작전에서 생소한 무기나 기술이 활용되는 측면에 대한 신중한 사용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런 무기나 기술은 항상 적이 역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자는 신중하게 작전과 결합시켜 사용하라고 충고합니다. 손자의 신중함과 사려 깊음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화공(火攻)편 마지막 구절에는 화공(火攻)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손자병법 전반에서 강조되고 있는 ‘신중한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구절에서 손자가 강조하려했던 점은 철두철미한 전쟁수행입니다. 전쟁은 국민들의 삶과 죽음, 국가의 존망, 국가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것이기 때문에 깊이 성찰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명한 군주와 유능한 장군은 전쟁을 일으키지 전에 깊이 생각하고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전쟁에는 뛰어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더 나아가 전쟁에 임해서도 전략에 이익이 되지 않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말고, 이득이 없으면 군대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대국으로부터 침공위협이 없으면 전쟁을 하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이 대목은 손자가 침략전쟁을 옹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손자는 많은 이들에게 전쟁을 옹호하는 전략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무조건적인 전쟁 옹호자가 아니라 정의에 입각한 전쟁의 경우에만 침략을 정당화하는 “정의의 전쟁을 추구한 병법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夫戰勝攻取, 而不修其功者凶. 命曰, 費留. 故曰, 明主慮之, 良將修之. 非利不動, 非得不用, 非危不戰. 主不可以怒而興師, 將不可以慍而致戰. 合于利而動, 不合于利而止. 怒可以復喜, 慍可以復悅, 亡國不可以復存, 死者不可以復生. 故明君愼之, 良將警之. 此安國全軍之道也.
무릇 전쟁에서 싸워 이기고서도 그 공로자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나쁘게 된다. 이런 경우를 가리켜 비유 즉 쓸데없이 경비만 낭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이를 염려해야 하고 훌륭한 장수는 이를 옳게 다스려야 한다. 이익이 없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말고, 이득이 없으면 군대를 사용하지 말 것이며, 국가가 위태롭지 않으면 전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군주는 분함을 못 이겨 군대를 일으켜서는 안 되고 장수는 성을 내어 싸움에 빠져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계산해 이익이 있으면 움직이고 이익이 없으면 행동하지 않아야 한다. 한번 성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쁜 마음이 될 수도 있지만, 국가가 망하면 다시 존재할 수 없고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전쟁을 신중히 생각해야 하고 훌륭한 장수는 전쟁을 경계해야 한다. 이것이 국가를 안전하게 보전하고 군대를 온전하게 하는 길이다.
손자는 전쟁에는 이해득실을 명확히 따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즉 수단을 이성적 목적에 종속시키는 것입니다. 전쟁의 결과를 미리 산정해서 만약 전쟁 결과로 인한 효과보다 인적, 물적 비용이 초과한다면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쟁에 이기더라도 점령지를 통치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많다면 그것도 잘못된 전쟁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러시아의 시리아전쟁 등 전쟁 종결을 선언하고도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상한 전쟁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내일부터는 손자병법 마지막편 용간(用間)을 소개합니다.
참고문헌
손자지음, 손자병법, 김광수(역), 서울: 책세상, 2000
손무지음, 노양규 옮김, 365일 손자병법, 서울: 신한출판사, 2007
손자, 손자병법, 이현서(역), 서울: 청아출판사,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