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름날 강아지 산책시
유의사항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는 저의 뼈저린 경험(aka 개고생)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어제 비 오는 날에 뚱이랑
산책하다가 개고생을 했는데
이게 웬걸? 오늘은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뚱이랑 같이 당장
운동하러 나갔습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가는
뚱이의 모습이 신나 보여서
저 또한 덩달아 신났었습니다.
어제 새로 산 배변봉투는 향긋하고
색깔도 예뻐서 만족했습니다.
산책만 나가면 뚱이는 1산책 2똥을 (가끔 3똥까지..)
때려주시기 때문에 배변봉투는 필수입니다.
구름도 예쁘고, 날이 너무 좋았던걸요.
시작은 너무 좋았습니다.
약간 덥긴 했지만 괜찮았습니다.
기분이 좋았거든요.
뚱이가 신나게 자연의 냄새를 맡으며
야생의 본능을 열심히 살리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산책의 좋은 점!
개 산책은 매일 시켜줘야 됩니다!
1차 엎어짐
그런데 말이죠, 산책한지 5분도 안됐는데
뚱이가 1차 엎어짐 스킬을 시전했습니다..
더워서 헥헥거리는 것 같았는데
이때는 오늘 더위의 심각성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이때 당시 기온 32도, 시간 12시)
해가 직방으로 때릴 시간에 산책을
나왔던 제 잘못이었습니다.
이때라도 집으로 돌아갔었으면
앞으로 일어날 참사는 겪지 않았을 텐데..
2차 엎어짐
한 10분 걸어가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2차 엎어짐을 시전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학생 소녀들이 엎어진 뚱이를 보고 "헐 너무 귀여워"하고
지나갔지만.. 뚱이와 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너무 더웠거든요...
3차 엎어짐
뚱이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동물병원이라서
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쐬고
미용 예약도 잡을 수 있는데..
좀만 더 힘내자!
4차 엎어짐
3차 엎어짐 때 일어날 생각을 안 해서
결국 업어서 몇 걸음 걸어왔는데
4차 엎어짐을 시전했습니다..
정말 더웠어요...
5차 엎어짐
뚱이가 너무 무거워서 (10kg 정도입니다)
계속 업고 가는 것은 너무 무리였습니다.
조금 업어주고 다시 걷자고 했는데
거부했습니다. 결국 업어서 동물병원으로
갔습니다. 동물병원에서 키우는 개들이
너무 시끄럽게 짖어대서 안으로
들어가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동물병원 밖에서 좀 쉬다가
다시 걸었습니다.
시원한 물 한 모금이 절실했습니다..
평소에 자주 챙기던 물을 오늘
안 가져온 것이...ㅠㅠ
얼른 근처 다이소로 향했습니다.
뚱이를 다이소에 묶어놓고
뛰어가서 물을 사 와서 물을 먹였습니다.
물을 정말 잘 먹더라고요.
평소에는 산책할 때 물을 잘 안 먹는데..
다이소를 지나면 자주 가는 애견용품 숍이
있는데, 어제도 들렀는데 오늘도
들러야겠습니다...
애견용품샾까지는 업고 갔습니다..
너무너무 무거웠습니다..
6차 엎어짐
살 것도 없는데 애견용품 숍을
들어가야 되나? 고민하다가
잠시 문 앞에서 앉았는데
뚱이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음...니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보더니
"가기 싫어? 허허"하면서 웃으셨습니다..
저는 농담을 받아들일 여유도 없었습니다.
뚱이를 위해서 살 건 아무것도
없지만 애견용품 숍으로 들어갔습니다.
애견용품 숍 언니가 뚱이를 보자마자
"아이고~너 너무 덥구나!!!"하면서
뚱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셨습니다..
폭풍 공감을 해주면서 당장 물을
갖다 주셨습니다.. 거의 뭐 로저스급의
공감 능력이었습니다...
애견용품 숍 언니가
"이렇게 더운 날에 옷 안 입히고
산책하면 애들이 햇볕에 화상입어요ㅠㅠ"
헉.. 저는 옷을 입히면 더울 것 같아서
옷을 안 입혔는데 오히려 입혀야 된다고
합니다.. 처음 안 사실.. 당장 옷을
사서 입혔습니다...
"땅바닥에 손 대보고 3초 이상 못 버틸
정도로 뜨거우면 강아지들 발이 버틸 수 없는 뜨거움이에요..
이럴 때는 산책을 안 하는 게 좋아요.."
저는 신발을 신어서 몰랐지만,
신발을 신지 않는 개들한테는 이게 얼마나
고통이었을까요..
뚱이에게 너무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애가 똑똑하네요~우리 가게 제일 명당자리
에어컨 밑에서 앉아서 꼼짝도 안 하네요 ^^"
뚱이가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에어컨 바로 밑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쉬고 있었습니다.
똑똑한 뚱이...멍청한 주인 만나서 미안해..
뚱이가 좋아할 만한 간식과 옷을 사 입히고
나왔습니다..
뚱이가 한결 살만해 보였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뚱이가 몇 걸음
움직여주는 데 어찌나 고맙고
미안하던지요...
그러나 몇 걸음 못 가서
뚱이가 또 7차.. 8차.. 엎어짐을 시전해서
한 15분가량 업고 다녔습니다..
너무 덥고, 너무 팔이 빠질 것 같았지만
뚱이가 겪을 고통에 비하면 괜찮았습니다..
이마트 편의점에 와서 얼른
시원한 물을 먹였습니다.
뚱이 표정이 밝아져서 저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저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었습니다.
1+1 아이스크림이었지만
사양하고 하나만 먹었습니다..
가다가 다 녹아버릴 것 같았거든요..
뚱이를 업어야 되는데 한 손에는
다이소에서 산 물건들과
다른 손에는 뚱이와
아이스크림까지 녹아버린다면
최악일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집까지 한 10분 동안
또 뚱이를 업고 왔습니다..
집에 오니깐 2시간이 지났더군요..
원래는 1시간짜리 운동코스인데..
그런데 뚱이한테 너무 미안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산책할 때 시원한 밤 시간과
옷을 꼭 입히고 다녀야겠습니다.
집에 와서 목욕을 시키고 옷도 빨아주고
간식도 주었습니다. 다행히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 같네요.
여러분도 저처럼 고생하지 마시고
개한테도 고생시키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