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newman입니다. 지금 벌어지는 어뷰징 토론이 발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이를 좀 다른 시각, 즉 ‘스팀잇의 글쓰기 문화’라는 측면에서 짚어볼까 합니다. 결론은 어느 정도는 '자기 검열'이 필요하다 입니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민감한 ‘권력 검열’입니다.
‘검열’이란 본래 안 좋은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기자나 작가들이 글을 쓰면 권력자들이 자기 입맛에 맞게 고치는 거지요. 지난 박정희 정권 때는 검열은 기본이고, 입바른 소리하는 작가들은 곧잘 탄압을 받았습니다. 그 반작용으로 자기 검열을 하게 됩니다. ‘자기 검열’이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제대로 다 못하고, 스스로 먼저 적당히 타협하는 걸 말합니다. 한마디로 비참합니다.
경제적 이해에 민감한 ‘갑을 검열’입니다.
그러다가 피 흘린 민주화 투쟁의 성과로 이제 외부 검열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대신에 내부 검열을 많이 하는 추세입니다. 이 때 검열은 정치 관계라기보다 경제에 기초한 갑을 관계에 가깝겠지요. 그러니까 광고주나 경영자 눈치를 보면서 알아서 기는 겁니다. 이 때는 작가가 무력감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이곳 스팀잇 글쓰기는 어떨까요? 외부에서 드러내놓고 하는 검열은 없습니다. 적어도 순수하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나누고자 하는 글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이와 달리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지나치게 커뮤니티 물을 흐린다면 다운보팅을 비롯한 이런저런 정화 장치가 있기는 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이곳 스팀잇에서는 독특한 자기 검열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자기 검열이자, 소통의 검열입니다.
여러 요인이 겹치기에 이를 ‘스팀잇만의 글쓰기 문화’라고 이름을 붙여도 되지 않을까요.
이를 조금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저 자신의 경험에 기초하는 거니까, 읽는 분들은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내용 검열 및 보팅 검열 : 과연 나눌 만큼 가치가 있을까?
하루를 지내다 보면 이런저런 글감이 떠오릅니다. 일하다가, 책을 보다가, 스팀잇에 올라온 글을 읽다가 보면 쓰고 싶은 글이 생깁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정리하고 보면 ‘과연 이게 나눌 만큼 내용이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되묻게 됩니다. 글을 쓰다보면 처음 생각보다 잘 나갈 때도 있지만 막상 쓰고 나면 그리 영양가가 별로인 경우가 있습니다.
스팀잇 글쓰기는 보상과 밀접합니다. 명성도도 높고, 관록이 있는 스티미언들이야 그동안 쌓아온 공력만 믿고 글을 올려도 됩니다. 또한 스파가 많은 분들은 셀프 보팅만 해도 우리 같은 피라미 100명 보팅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신출내기 뉴비들은 보상받기가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때로는 ‘짱짱맨’ 아니면 흔적조차 없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체 검열을 치열하게 해봤자, 정작 보상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보상 검열은 일정 단계가 올라갈 때까지 상당 기간 계속 될 거 같습니다.
심지어 스팀잇은 댓글조차 검열을 하게 되더군요. 누군가의 글을 보고 생각이 다를 경우, 반대 의견을 달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고 그냥 넘어갑니다. 심지어 좋은 댓글을 올리더라도 상대방이 넘겨짚어 오해하는 경우도 생기니까요.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가벼운 댓글조차 검열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돈에 민감하고, 관계에 민감합니다.
-글투 검열 : 말하듯이 글쓰기
저는 스팀잇 활동을 하면서 글투가 달라졌습니다. 경어(敬語)체입니다. 오프라인 잡지에 연재하거나 다른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평어(平語)를 썼습니다. 평어는 공적인 언어요, 조금 딱딱합니다.
그런데 스팀잇은 다른 블로그와 달리 커뮤니티를 지향하잖아요. 정보 전달보다 더 중요한 게 소통입니다.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됩니다. 아무래도 높이는 말이 무난하더군요.
또한 평어는 단정적인 문장을 쉽게 쓰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주장을 과도하게 할 위험이 높습니다. 반면에 경어로 쓰다보면 단정적인 문장을 아무래도 적게 쓰게 되고, 쓰더라도 조심스럽게 자신을 조금이나마 낮추어 쓰게 됩니다. 한마디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몸조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 또는 감정 검열
초고를 쓸 때는 살짝 흥분 상태입니다. ‘아, 이거 글이 되겠구나.’ 이런 느낌이 와야 글을 쓰잖아요. 그러다보니 초고 상태는 아무래도 감정이 적지 않습니다.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 그 당시에는 꽤나 근사한 생각 같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별 거 아닌 글이 되기도 하거든요. 적어도 반나절 정도 뜸을 들인 다음 고칠 거 고치고, 다듬을 거 다듬은 다음에 올리게 됩니다.
글이 한달음에 나갔다면 고칠 게 많지 않지만 생각보다 멈칫 멈칫한 글이라면 꼭 시간을 두고 뜸을 들이는 게 좋더군요. 특히나 예민한 주제에 대해서는.
-분위기 검열
이렇게 열심히 글을 썼지만 막상 블로그에 올리기 전에 분위기를 파악합니다. 스팀잇 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게 무엇인지. 특정한 사안이 크게 이슈화되고 있다거나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 중이라면 준비한 글을 올리기가 조금 망설여집니다. 누가 눈치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스스로 검열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준비한 글을 올리고자 한다면 앞부분에 안부 인사라도 간단히 곁들이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한 대로 서로 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커뮤니티이기에 분위기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블록체인 및 리스팀 검열
끝으로 스팀잇만의 고유한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글을 올린 뒤, 일주일 뒤에는 고치거나 삭제할 수도 없이, 영구히 봉인됩니다. 틀리면 틀린 대로, 엉성하면 엉성한 대로. 오해가 있으면 있는 대로. 때문에 마지막으로 자기 검열을 합니다. ‘정말 이 글이 지금 이대로 봉인되어도 좋은가?’를 묻습니다. 특히 리스팀을 당할 거 같은 예감이 드는 글일수록 더 꼼꼼하게 보게 됩니다. 리스팀은 하기에 따라 일파만파를 불러오게 됩니다. 영향력이 크지는 만큼 글에 대한 책임도 크지는 거니까요.
햐아,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답답할 정도로 자기 검열이 많네요. 시간이 지나고, 관록이 쌓이면 좀 나아질까요? 아니면 ‘스팀잇의 문화’가 지금보다 더 성숙하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