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발달이 엄청 납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늘어나는 일자리도 있지만 웬만한 기존의 일자리는 사라진다고 봐야겠지요. 그러다보니 기본소득 논의가 자연스럽다고 하겠습니다.
기본소득이란 모두에게 조건 없이 일정한 소득을 주자는 겁니다. 여기에는 쟁점이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엄청난 돈이 필요할 텐데 이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또 하나는 기본소득이 보장되면 사람들이 일을 안 할 거라는 불신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빠르게 바뀌면서 생각도 바뀝니다. 노동자보다 뜻밖에도 기업가들이 앞장 서, 기본소득을 찬성하기도 하니까요. 재미난 것은 찬성하는 기업가마다 그 강조점이 조금씩 다릅니다. 또한 여기 스팀잇도 그 나름 기본소득을 조금이나마 실현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를 간단히 살펴보면서 제 생각도 곁들입니다.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사람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입니다.
재원에 대해 획기적인 주장을 합니다. 바로 ‘로봇세를 도입하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게 되니 이들에게 재교육을 위해 기본소득을 마땅히 제공해야한다는 겁니다. 더 나아가 로봇이 내는 세금으로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나 노인들한테도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빌 게이츠의 생각을 더 발전시켜야한다고 봅니다. 세금 주체가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하고, 이 때 세금은 ‘인류세’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엄청난 기술 발달은 그만큼이나 엄청난 재원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는 인류적 자산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닙니다. 뛰어난 기술이란 특정 기업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가 그동안 쌓아온 지적 재산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니까요. 그러니 인류세는 로봇을 활용하는 기업가나 개인들이 인류의 몫으로 내야합니다.
게다가 앞으로 부의 지나친 편중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세상으로 갑니다. 초연결 사회로 갈수록 한 개인의 불행은 모두의 불행과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류세란 인류 공동체가 다 같이 행복하기 위한 자발적인 세금으로 자리매김해야한다고 봅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역시 빼놓을 수가 없네요.
그는 모든 사람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테슬라모터스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미래는 인공지능(AI)의 상용화로 20% 정도 사람만이 의미 있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머지 80%의 사람한테는 기본소득이 필수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정부가 국민한테 ‘월급’을 주어야한다는 거지요.
기본소득이 주어졌을 때 사람들은 과연 일을 할까요, 안 할까요? 사람마다 무척 다를 것입니다. 하기 싫은 일들을 오래 해온 사람들은 아마도 빈둥거리며 노는 재미에 빠질 것입니다. 하지만 일 자체가 주는 긍정적인 부분, 즉 일을 통해서만 자아실현을 할 수 있기에 길게 보면 누구나 기본소득을 누리면서 창조적인 일을 해나가리라고 저는 봅니다.
구글 이사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훨씬 긍정적입니다.
만일 기본소득이 주어지면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숨겨진 열정이 끌어내어 더 많은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합니다. 말만으로도 가슴이 뜁니다.
그럼, 스팀잇은 어떨까요? 백서에 기본소득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본소득과 충분히 연관된 지점을 만나게 됩니다. 변호사인 님이 쓰신 ‘스팀잇은 기본소득제다 - AI 시대의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를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스팀잇 기본 소득은 중요한 실험입니다.
우리나라 증인인 님도 기본 소득에 대해 고민(KR 기본소득 봇이 얼추 작동하는듯 합니다. 의견 구합니다!하고 있다는 건 아주 반가운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님이 운영하는 짱짱맨 봇은 아주 의미 있는 기본소득 실험이라 하겠습니다. 뉴비들에게 큰 도움이 되거든요.
물론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봅니다. KR 기본소득으로 한정하다 보니 가난한 제3세계 스티미언 가운데 우리나라 글을, 태그 포함 그대로 복사해서 짱짱맨의 보팅을 받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야말로 막무가내입니다. Kr커뮤니티 내에서 한동안 불평등과 어뷰징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놓고 보면 우리나라 스티미언들은 참 행복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논쟁은 더 나은 커뮤니티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통으로 저는 이해합니다.
busy.org 봇에서 해주던 보팅 역시 도움이 되었는데 최근에는 문제가 있는지, 거의 보팅이 안 되네요. 그 외에도 좋은 글인데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이미 페이아웃 된 글을 되살려주는 이벤트들도 나름 좋은 시도라고 봅니다. 그밖에도 드러내지 않게 뉴비들을 지원하는 고래들도 있습니다. 기본소득을 향한 소중한 인적 자산이자, 지혜로운 자산입니다.
스팀잇 기본소득의 가장 중요한 실험이라면 저는 ‘자기다운 기본소득’이라 하겠습니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님의 글을 제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기본소득이 모두에게 일률적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즉 사람마다 자신이 관심 갖고, 잘 하는 분야를 열심히 하다보면 이 곳에서는 어느 정도 기본소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정부 주도의 수동적인 기본소득이 아니라, 개개인이 주인으로 실현해가는 ‘주체적인 기본소득’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스팀잇 커뮤니티가 선순환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내적인 동기가 됩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앞으로 꾸준히 빅데이터로 축적되리라 봅니다. 언젠가는 여기에서 기본소득을 위한, 적절한 알고리즘을 끌어낸다면 좀 더 짜임새 있고, 진보된 기본소득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즐겁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소득을 더 많이 보장하는 ‘단계적인 기본소득 또는 창의적인 기본소득’이라는 개념도 가능할 테니까요. 이는 기본소득이 주어지면 빈둥거리며 놀 거라는 반론을 쉽게 잠재울 수 있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또한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유사한 플랫폼들을 자극하고 촉진하리라 봅니다.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역시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스팀잇 기본소득의 또 하나 중요한 핵심은 암호화폐로 보상을 한다는 점입니다.
즉, 기본소득을 국가 단위의 정부 주도하에 실현해가는 방식과는 아주 다른 길입니다. 스팀과 스팀달러는 국경을 가볍게 넘습니다. 따라서 스팀잇은 인류 공동체적인 기본 소득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는 거지요.
어쩌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인류적 실험을 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스팀 블록체인 기반의 스티미언은 인류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길을 걸어가느냐에 따라 인류 전체의 행복이 조금 더 앞당겨지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는 실험 주체이면서 대상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은 ‘인공지능 협약’에 따라 로봇한테 ‘기꺼이’ 다 맡깁시다. 인류는 각자 자아를 실현하면서, 서로 더 많이 사랑하고 또 창조하는 삶으로 나아가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