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더 지나서 서평을 쓰게 된 [만약은 없다/저자.남궁인]의 책을 소개하게 되네요.
님의 책나눔 이벤트에 당첨되었고 조금씩 시간이 날때마다 읽었어요.
초반에는 열심히 읽다가
잔인한 아픔 그리고 죽음이 계속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아 잠시 덮어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 남겨놓고 거의 한달 방치한 것 같아요;
오늘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초반의 죽음에 대한 무게감이 워낙 커서 그런지 뒤를 읽기가
약간 겁이 났어요. 재미난 에피소드들은 거의 마지막 부근에 많이 나오는데
그 부분에서 제가 멈춰있던 거였어요.
멈춰있던 부분을 다시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기도 하였습니다.
응급의학과. 듣기만 해도 바쁩니다. TV에 나오듯이
들것에 실려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이 119 구급대원과 함께 긴박한 상황속에 들어옵니다.
피투성이 환자를 보면서 의사들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고 끝까지 한줌의 생명이라도 건지기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책에서도 그 상황들이 자주 펼쳐집니다. 응급의학과는 정해진 과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아픔과 죽음으로 찾는 곳이니까요.
죽고자 자살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
어쩔 수 없이 환자를 위한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던 의사 이야기.
이불이 배가 아프다며 링거를 꽂게 된 이야기.
심정지 환자를 멋지게 살려내는 이야기.
20시간 이상 뜬눈으로 수십-수백명의 환자를 보는 이야기.
그 외에도 다양한 죽음과 아픔을 담아내지만 그 어떤것도 생명을 가벼이 여기지 않았던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삶을 대변한 이야기가 38가지나 됩니다.
[만약은 없다] 책은 응급실이라고 해서 죽음에 대한 무게감만을 두고 이야기 하지 않고
의사입장에서 볼 수 있는 이성적,감성적 감정을 섞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하였지요.
스테이션에 앉아 있으면 각자의 배를 붙잡은 사람들이 죽 하고 누워있는 광경이 보입니다.
50대 남자가 말합니다. 볶음밥을 먹고 설사해요. 볶음밥이 잘 못했군요. 7번 침대에 누우시죠.
40대 여자가 말합니다. 회를 먹고 설사해요. 회가 잘못했군요.
20대 여자가 말합니다. 개고기를 먹고 배가 아파요. 개고기가 잘못했군요. 9번침대에 누우시죠. 이런식으로 B는 바쁩니다.
읽다보면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환자탓을 하지 않는다는거. 그리고 이성적으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그들이 끌어올릴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글을 읽기 쉽게 잘 쓰시고 중간중간 쉬어가는 타임이 있어서 그런지 잘 읽히는 책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죽음이 있다니..만약에 내가 이런다면.. 하면서 두려움을 심어두고 읽은 책이기에 조금은 마음이 무거웠지만 다 읽고나니 한편의 죽음과 삶을 제대로 마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들은 20시간이상 잠도 못자고 수많은 환자들을 살리기위해 이렇게나 노력하는데 그들의 건강은 누가 책임져주나. 이 의사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책후기에 남궁인 의사선생님의 어머님의 이야기를 읽고는 역시나..
네가 건네준 글을 보는 순간 나는 아들을 사지로 밀어넣었다는 죄책감뿐이었다. 네가 하는일이 힘들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런 일들 사이에서 네가 어찌 될까 두려웠다. 나는 몸이 떨려 간밤에 한숨도 잠이 들지 못했다.
제가 읽어도 이 분. 진짜 너무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한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엄마입장라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는 상황에서 수많은 환자들의 병과 사투를 버리고 그 모든 상황을 기억하고 브리핑까지 해야하는 상황들이 굉장한 피로감이 몰려올 것 같아서요. 이 책이 출간된 이후로 응급의학과 의사선생님들으 처우가 많이 개선되었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만약은 없다] 삶과 죽음안에서 뛰어다니는 의사 이야기. 그 경계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38가지 기록을 엿보고 싶다면 이 책은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