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들인 지 2주 정도 됐다. 이름은 구름이. 몸에 검은 무늬가 많아서 자연스레 별명은 먹구름이가 됐다. 아빠는 스코티시 폴드고, 엄마가 먼치킨이라고 한다. 둘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크게 상관은 없겠지.
고양이를 들이게 된 이유는... 그냥 어느날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머릿속에 뜬금없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고양이 발바닥에 밟히다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담이 아니고 진짜로. 그 이후로 자꾸 고양이 생각이 나서 고양이 분양 페이지를 찾아보다, 한번 파양당했다길래 자꾸 눈이 갔다. 멍청하게 귀엽기도 했고. 그래서 결국 데려오게 됐다.
먼치킨이 개냥이라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말대로 사람이 손만 대면 모터마냥 골골거린다. 잘 때도 혼자 자는 법이 없고 내 이불 옆으로 파고들어온다. 맨 처음 데려왔을 때는 잠자다 뒤척거려서 구름이를 깔아뭉갤까봐 전전긍긍했다. 평소에 잠을 잘 때는 중간에 깨는 법이 없는데, 구름이가 온 이후로 새벽에 두번씩은 깬다. 고양이를 신경쓰느라 뒤척거리지도 못하고 뻣뻣이 굳은 몸 때문에 새벽에 깨는 것이다. 저번에는 새벽에 일어나 고양이가 어디쯤 있을까, 한참 옆을 뒤졌는데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문 밖에서 이불을 더듬거리는 나를 보는 고양이를 발견한 기분이란.
그리고 또 곤란한 것이, 지금 구름이가 감기에 걸려 있어 재채기를 한다. 나는 고양이가 재채기를 해도 침이 튄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머리 옆에서 자다가 온통 축축한 침방울을 맞는 기분이란! 새끼 고양이 아니랄까봐 링웜도 있어서 라미실을 열심히 발라주고 있다. 병원에 데려가 봐도 아직 어리고 감기가 심하지도 않아서 딱히 방법이 없다고... 빨리 커서 잔병치레좀 안 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아파도 사랑스럽다. 내가 처음으로 선택한 거니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 마우스 옆에 앉아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지금 자기 이야기를 쓴다는 걸 알고는 금세 폴짝 뛰어내려갔다. 츤데레 같으니) 그렇다고 구름이를 내 고양이라고 생각하고 있진 않다. 내가 고양이의 사람에 가깝겠지.
자신의 마음과 친해진다는 것은, 고양이의 친구가 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고양이와 친구가 된다면 내 마음과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어찌됐든, 나는 고양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이 죽어가기로 했다. 이제 자야지. 고양이의 골골송을 들으며, 얼굴에 재채기를 맞으며 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