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그림왕 양치기)
바야흐로 연말모임의 절정의 시기입니다. 이런 저런 모임에 간이 남아나질 않는 시기이기도 하죠.
즐거운 사람들끼리의 만남이야 언제든 환영이지만
직장에서의 회식은 썩 달갑지 않은 많은 직장인들의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전직장의 너무나 잦은, 강압적인 술 문화로 인해 퇴사를 결심했기에
주변 친구들의 회식으로 인한 곡소리가 퍽 애잔하게 들리더군요.
술은 철저히 기호식품입니다.
한마디로 호불호에 따라 즐길 사람은 즐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마시지 않으면 되는 음식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슈크림빵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슈크림빵을 즐겨하지 않는 사람에게 왜 슈크림빵을 먹지 않냐며 압박을 주지 않으며
슈크림빵을 적게 먹으면 슈크림빵이 약하다며 비꼬거나 그 사람을 놀림감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담배, 라면, 치킨 등등 떠올릴 수 있는 어떤 기호식품도 상대에게 강요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단, 예외적으로 술만이 유독 한국에서 그런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죠.
저는 이것이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적 신장을 하나 적출한 수술을 받았고, 기독교인으로서의 신념에 따라 술을 즐겨하지 않습니다.
사회에 나와보니 이것을 단점이자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원치 않게 술을 강요받는 상황에 여러번 놓이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건강이 우려되어 술을 자제하고자 한다고 하니 한 상사가 말하길
술을 일단 마시고 그 후에 건강이 나빠지면 마시지 말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마치 내가 너를 주먹으로 계속 칠테니 나중에 멍이 들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피가 나면 그만 맞도록 하자는 식의 논리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폭력으로 인한 외상은 시간이 지나면 낫지만 과도한 음주로 인한 내부 장기 손상 등 건강상의 피해는 복구도 어렵고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점을 두고 보면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몸 담았던 조직의 술 문화가 구시대적이고 극악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술문화는 술을 권하는 것 이상의 강요가 묻어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왜!때문에 유독 술에 관하여 이런 문화가 만들어졌는지!!
저는 아니 궁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중동의 대표적 방송사인 알자지라는 '한국인의 숙취'란 제목으로 한국의 음주 문화를 심층 진단하는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이 방송은 폭탄주 회식, '후래자 삼배(늦게 오는 사람이 3잔 단번에 마시기)' 등 모습을 전하며 "한국의 음주 문화는 한마디로 "매우 폭력적"이라고 평가했죠.
이러한 한국의 유별난 술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1920년 발간된 '세계알코올 대사전'을 통해서입니다.
이 사전은 여러 쪽을 할애해 한국의 역사, 문화, 지리와 함께 음주 행위를 소개하고 "한국인은 술 마시기를 매우 좋아하며, 타인의 음주 행위에 매우 관대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렇게 유례가 깊은(?) 폭력적인 술문화는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요?
여러 학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술은 단순히 친목과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일 중독과 사회적 불안에서 탈출하려는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도피수단으로 술을 택한다는 것이죠.
또한, 개인보다 공동체를 우선하는 문화 속에서 음주 행위는 곧 사회 활동으로 간주됩니다. 그로 인해 개인 주량이나 자유 의지와 상관 없이 술 마시기를 강요받기 쉬워진 다는 것입니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가족주의적 사회구조를 지닌 탓에 개개인의 신체 조건, 신념 등을 이유로 술잔을 거부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절이 싫어서 떠났지만 주위 사람들의 고충을 듣고 있으면 제가 완전히 절을 벗어난 것 같지가 않습니다.
한국사회의 여~~~~~~~~~~~~~러 고칠 점 중에 이 지긋지긋한 술문화,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