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보다 아주 조금 먼저 태어난 인류의 창작물이 그림입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그 지역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그 곳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흠향하는 것과 같지요. 여행이 단지 풍경만 보고 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사람이 궁금해요.
특히 예인藝人이 드러내는 그 영혼의 필치를 보고 싶단 말입니다.
이번 대련, 백두산, 오녀산성, 통화, 집안 등을 다니면서 본 그림들을 나눠봅니다.
오! 호텔에 이런 명품이....
이건 청나라 때 서예와 문인화로 대단한 칭송을 받던 오창석의 작품입니다.
저도 이분의 글씨를 공부했으니 사부이기도 하네요.
이분의 놀라운 점은.......
석고문이라는 전서공부를 80세가 되어서도 계속 했다는...
저는서예 초기에 3개월에 마친 그 공부를 50년 붙들고 틈만 나면 다시 하고 또 했다는 점이죠.
이런 지극함은 도대체...ㅠㅠ
조금 더 가차이서 그 숨결을 느끼고 싶네요.
사부께서 74세때 치신 작품이군요.
이 분의 작품은 고졸하면서 천진합니다.
투박한듯 하면서도 따스한 정감이 가득하죠.
그 온기....느껴지나요?
이 그림의 작가는 모릅니다만-제가 사진 찍어두는건 일단 격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글씨체에서 광기와 취기가 느껴지네요. 그리고 저 바위의 붓질!
큰 붓으로 담묵을 듬뿍 묻히고 붓끝에 농묵을 살짝 적신 후 일필휘지로 그어나갔을 그 통쾌한 순간이 오버랩됩니다.
이 작품은 특이하죠? 왼쪽 낙관글씨 옆에 쪼르르 달린 많은 도장들!
그건 이 작품을 소장했던 사람들이 각자 자기 낙관도장을 하나씩 찍었다는 겁니다.
이 좋은 작품을 나도 소장했다! 라는 자랑질이죠.ㅎ
저걸 보면 18개의 낙관이 찍혀 있는데 그 중 작가 자신의 것이 두개쯤 된다고 보고 나머지 소장인들이 최소 20년정도씩은 소장하지 않았겠어요? 그러면 작품의 세월이 짐작이 갑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럴 가치가 있었다는거죠.
가까이서 살펴볼까요?
먹색과 안료의 빛깔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붓속에서 색을 섞고 비비는 솜씨가 가히 일류군요!
동양화의 독특한 아름다움은 여백과 번짐입니다.
여백이 뭐길래?
마음의 여유를 상징하지요.
번짐은 또 뭐죠?
부드러운 만남이며 소통이며 조화입니다.
벗님이여.
지금 이런 그림과 이야기 속에서 우린 부드러이 만나고 있지요?
서로 속에 번져가면서...
빈듯 채운듯 미묘한 붓질이 압권입니다.
여울가 건너편에 앉은 사랑하는 여인을 보면서 그 마음을 가을물의 파문이 번지듯 살며시 가닿게 만드는 것과 같은 솜씨지요. 그것을 秋波라 하던가요?
이런 집에 살면 어떨까요?
여긴 당신의 집입니다. 뒤로는 장엄한 산이 둘러있고 앞에는 물이 돌아감고 흐르네요.
배산임수의 형국이지요?
본채가 있고 다락도 있어 사다리로 오르게 했네요.
이런 산골마을에 울타리는 어이 했을까요?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집에 들어서고 있는걸 보니 방문입니다.
낙관글에 상서로운 눈이 봄을 맞이한다...이니 시잡간 딸이 노부모께 새해인사를 온 모양입니다.
이렇듯-그림을 보매 그 안의 속내를 읽어봄이 그림 감상의 또 다른 재미지요.
아! 저 암호소녀에요. 혹시 아직 아니보셨다면 요기 링크 가시어 별점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리고 달아주신분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저도 감사드려야 하니까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