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커피추출용 그라인더인 말코닉사의 EK43 개봉기를 포스팅하겠습니다. 로스팅을 하다보니 나의 로스팅 결과물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문제점을 찾고 싶은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런 것들이 가능하려면 일관되고 왜곡되지 않은 추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변수들을 통일하여 똑같이 추출하면 어느 정도 해결되겠지만 그라인딩은 달랐습니다.
기존의 그라인더들을 몇 년째 만족스럽게 사용하면서 그라인딩의 성능에 대한 검증을 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스승님과 함께 로스팅 결과물에 대한 테스트 중 Kruve shifter를 이용해서 입자의 균일도를 측정해 보았습니다(Kruve shifter는 균일한 커피입자들로 나누어 주는 체입니다. 통 안에는 구경이 다른 체들이 있고 이 도구를 흔들어주면 아랫쪽엔 미분, 위로 갈수록 큰 커피입자를 모아줍니다.)
Kruve shifter
커피입자의 분포가 너무 커서 제가 원하는 크기의 커피입자량은 굉장히 적었습니다. 미분은 어느 정도 있을수밖에 없지만 큰 입자들이 많아서 맛에 대한 왜곡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kruve를 이용해서 일정하게 입자를 골라내어 추출을 하는 방법도 해봤지만 커피 손실이 좀 많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미분의 함량에 대한 고민도 시작되었습니다. 보통 미분을 완전 제거하여 클린한 맛을 구현하려고 많이 시도하지만 막상 미분이 완전 사라지게 되면 커피의 풍미와 맛의 복합성이 많이 사라져서 매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미분을 어느정도 넣을것인가? 입자분포를 어느 정도에 맞출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한 번에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EK43 그라인더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EK43 그라인더는 97mm 플랫버를 사용하고 있으며 커피입자 분포가 크지 않다는 평이 많습니다. 리테일 그라인더로 드립 및 푸어오버용으로 바리스타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고른 입자로 인해 추출수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는 평입니다. 약배전 /노르딕 로스팅을 주로 하는 제 입장에선 사용하기 좋은 그라인더인 것 같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받고싶어서 택배사에 가서 직접 가져왔습니다. 많이 무겁더군요. 본체 무게만 24kg입니다. 포장무게가 더해지고 특별히 손잡이가 없으니 정말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박스에서 제품을 꺼내는것도 힘들더군요. 우여곡절 끝에 제품을 꺼내서 살펴보니 EK43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바디와 마감이 참 잘 되어있었습니다. 볼트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조여있었으며 자동풀림에 대한 대비도 되어있더군요. 중고제품, 수리때문에 볼트를 한 번 손대면 흔적이 남을 수 있게 한 것 같았습니다.
가로/세로/높이가 230mm/410mm/770mm로 크기가 굉장히 큽니다. 특히 호퍼통을 결합하니 원두를 넣는 곳이 높아 다소 부담스러웠습니다. 1740rpm에 걸맞게 전원을 넣었을때 소리도 컸습니다.
원두가루가 나오는 입구입니다. 오른쪽편에 레버가 있는데 레버를 살짝 아래로 내렸다가 놓으면 입구에 남아있는 잔존원두입자가 나옵니다. 입구를 터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봉투를 살짝 끼워 그라인딩된 원두를 바로 포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라인딩을 조절하는 다이얼입니다. 1로 갈수록 그라인딩을 미세하게 숫자가 커질수록 입자가 굵게 갈립니다. 푸어오버로 테스트해보니 기준 목표 시간대를 3분 내외로 잡았을때, 20g=3//30g=3.54.5//50g=78//55g=8.5 정도가 나왔습니다.
말코닉 회사의 로고입니다. 말코닉은 독일 그라인더 회사로 유명합니다(Ek43은 세계바리스타챔피언쉽에 출전하는 바리스타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라인더 중 하나이며, 2017년 대회 1위 수상자 데일 해리스는 말코닉사의 k30을 사용하였습니다. 바리스타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잘 표현할 수 있게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K43은 말코닉사의 베스트 상품 중의 하나로 예전부터 핸드드립/푸어오버용 그라인더로 많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 기기는 2013년 맷 퍼거가 이 그라인더를 사용해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세계바리스타챔피언쉽에 선보이면서 더 유명해졌습니다. 그 이전엔 매장에서 에스프레소용으로는 쓰기엔 불편한 점이 많았고 장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기기였습니다. 스캇 라오 등이 매장에서 사용하던 기기인데 세계대회를 준비하고 있던 맷 퍼거는 EK43을 보고는 자신이 찾던 답을 찾게 됩니다. 추출수율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늘리는 방법이었죠. Ek43은 아주 균일하게 그라인딩이 가능한 기기입니다. 그리고 균일한 그라인딩과 함께 미분도 많이 나오는 기기이기도 합니다. 그라인딩시 발생하는 다량의 미분조차도 입자분포가 몰려있으며 전체적으로 아주 균일한 그라인딩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그 영향으로 추출수율을 안정적으로 높여, 약배전 원두들의 추출수율을 높여 단맛의 비율을 높이면서 맛의 복합성과 밸런스를 맞추는데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맷 퍼거의 바리스타 허슬에서도 이와 같은 설명들이 나옵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찾기 위해 추출수율을 높여가며 여러가지 시도를 하는 영상이 있는데 Ek43은 추출수율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테스트 결과 향미와 맛에 있어서 더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라인딩 테스트를 해 보니 균일도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분보다는 큰 원두입자가 맛과 향미에 더 나쁜 영향을 준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테스트 결과는 큰 입자들이 많이 없었으며 미분도 적당히 나와 만족감이 좋았습니다. 같은 시간동안 추출하였을때 TDS도 더 높게 나왔는데 입자가 고르기 때문에 원두가루 속 물길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마치 자갈로만 된 화분에 물을 넣었을때 물빠짐이 더 잘 되는 원리처럼 말입니다. 푸어오버 추출시 좀 더 많은 입자들이 물에 노출되어 추출수율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앞으로 테스트 결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글을 쓸까 합니다. 그라인딩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관심있게 봐주세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