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동창. 중학 시절 거의 서로의 집을 제집 드나들듯 하던 친구였는데, 대학을 다른 지역으로 간 이후 1년에 몇 번 만나는 것이 전부였다. 지금도 지방에서 일을 하고 있어 자주 보진 못하지만, 집 간의 거리가 거의 십분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서울에 있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친구에게 서울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와서, 온 김에 얼굴이나 보자고 급 만남이 이루어졌다. 늦은 시간인 저녁 8시지만 둘 다 저녁을 먹지 않았기에 고기를 먹으러 갔다. 자주 가던 천호역 새마을 식당이 사라져 한 동안 못갔는데, 주변에 새마을 식당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새마을 식당의 시그니쳐인 열탄 불고기이다. 1인분에 9천원 정도 하는 녀석인데, 굽다 보면 양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사실 열탄 불고기는 불고기만 먹으려고 시키는 것이 아니다. 다른 두 가지 음식이 조합되어야 진정한 새마을 식당 열탄 불고기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이 돼지김치찌개다. 6천원이나 하는 어마어마한 녀석이다. 밥공기에 열탄 불고기와 돼지김치찌개를 적당량 넣은 뒤, 김가루를 뿌려 비벼먹는 것이 새마을 식당의 전통적인 레시피이다.
이것이 그 완성형. 비쥬얼은 개밥 같아 보이지만, 열탄 불고기의 강렬한 매콤한 향과 달짝지근한 맛, 돼지김치찌개의 시큼하고도 고소한 식감,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심함을 달래주며 입 속에서 바스락 씹히는 김가루의 하모니는 글을 쓰며 사진을 보고 있는 내 침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또 먹고 싶구나...
보통 새마을 식당에 둘이 오게 되면 열탄 불고기 2인분과 김치찌개 하나를 시켜 이렇게 밥에 비벼먹는다. 사실 이정도만 시켜도 벌써 만원이 넘어간다. 그러나 배가 고팠던 친구와 나는 김치찌개도 2개 시켰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욕망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삼겹살 2인분 추가! 우리 아직 젊은가보다. 고기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점점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앞으로 부모님께 너무 무뚝뚝하게 대하지 말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만으론 아쉬워 카페에 잠깐 들렀다. 11시 넘어서 하는 카페가 드물어 근처의 커피빈에 갔더니 이렇게 차가 떡하니 들어와있다. 자동차 브랜드에서 협력해 운영하는 곳인듯 했는데, 단순한 카페였지만 뭔가 전시관에 들어온 느낌도 좋았다.
여튼 결론은, 새마을 식당은 가성비가 좋지 않다... 그리고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일은 기분이 좋다.
가성비가 좋지 않지만 가끔씩 생각이 나 찾게 되는 곳이다. 가실 분들은 위에 제시한 레시피대로 한 번 먹어보시길. 아마 후회하진...않을지도 모른다.
상호명: 새마을 식당
주소: 서울 강동구 진황도로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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