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개학하고 학교를 가니 정신이 없네요!
굳이 좋은 점을 찾자면 핸드드립 도구를 써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
교실에서 커피를 내리면 처음에 아이들이 매우 신기해합니다. 그리고는 곧 좋은 커피향에 교실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지구요!
커피향이 집중력 향상에 좋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ㅎ
그리곤 다들 한 모금씩 먹어보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저는 제가 내린 커피에 물을 완전 많이 타서 먹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몇 모금씩 먹도록 해줍니다. 왜냐하면 제가 마시는 커피는 스페셜티니까요^^
어른들이 마시면 안된다고 해서 먹지 않겠다는 아이들도 더러 있기도 하구요. 몸에 해로운 인스턴트 커피나 오래된 원두로 내린 커피는 아마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마시는 커피는^^ 대신 완전 연하게!
사실 학교에 있으면 정신없이 바쁜 경우가 많아요. 수업은 교사가 하는 일의 20%도 안된다고 우리끼리 푸념을 할 정도로 교육 공무원으로써 처리해야 할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학부모님은 학생들 하교할 때 교사들도 같이 퇴근하는걸로 아시는 분들도 더러 있으시더라고요^^:)
그런 제 삶에 조금이라도 여유를 줄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커피를 내리는 시간이에요. 일종의 힐링타임이죠!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원두를 분쇄하고, 핸드드립 도구를 준비하고 커피를 내리는데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커피 내리는데만 그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이구요, 한번씩 커피도구를 씻거나 할때는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하구요(커피내릴때마다 끓인 물로 헹구면서 사용해서 사실 자주 씻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커피를 내리는 시간 만큼은 머리를 비우고 아무생각없이 브루잉에 집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린 커피 한 모금은^^ 사실 교실에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 좋은 커피향이 난다고 하는데 매일 내려서 그런지 이제 향은 잘 못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직접 내린 커피 한 모금은 정말 스트레스를 모두 해소시켜주는 느낌이랄까요?ㅎ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릴 때 맛을 좌우하는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첫번째로 물의 온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일전에 포스팅했던 에어로프레스보다 핸드 드립의 커피맛이 조금 더 들쑥날쑥한 경우가 있어요.
주전자로 물을 부어주는 정도의 차이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물의 온도에 따라 커피 맛이 가장 많이 좌우되는 것을 느낍니다. 일단 커피포트에서 방금 끓어 오른 물을 바로 사용하면 커피 맛에 너무 잡맛(?)이 많이 들어갑니다.
실제로 브루잉 전문가들도 물의 온도를 80~90도씨 사이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 온도계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커피포트의 물을 드립 주전자에 부어 뚜껑을 열어 두고, 그때부터 도구 세팅과 원도 분쇄에 들어갑니다. 그런식으로 자연스럽게 물의 온도가 살짝 낮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이죠^^
몇번 내려서 먹어보면 내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내리면 좋을지 감이 생깁니다.
추가로 로스팅이 많이 될 수록 물의 온도가 80도씨 초반으로 낮아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캬라멜 향과 달짝지근한 맛이 극대화 될 수 있습니다.
로스팅이 많이 되지 않은 원두는 물의 온도가 많이 낮으면 신맛이 너무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80도씨 후반이 괜찮구요, 그래서 이런 원두는 로스팅이 많이 된 원두보다 더 빨리 드립을 시작해줍니다.
두 번째는 주전자로 물을 부어주는 속도의 차이입니다.
주로 많이 로스팅된 원두의 경우 저는 조금 빠른 속도로 물을 시원하게 돌려줍니다. 2~3번 정도 하고 난 후 내려진 커피에 물을 1.5~2배 정도 섞어주면 요즘 제가 좋아하는, 많이 진하지 않으면서 달짝지근한 캬라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로스팅이 비교적 적게 된 원두의 경우 물을 너무 빨리 부으면 신맛이 많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문가(커피지인)의 말을 빌자면 분쇄된 원두이 신맛 부분이 먼저 추출되고, 그 다음 쓴맛과 단맛 등이 추출되는데 입자들의 크기 차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제 임상 경험으로도 약배정 원두에 물을 너무 빨리 부으면 자칫 신맛밖에 느껴지지 않게 되므로 조금 더 천천히 물을 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말씀드린 것들은 조금은 대중적인 입장에서 드리는 팁이구요, 다양하게 내려서 먹어보다가 자기 입맛에 가장 맞게 내리는 것이 가장 정답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