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은 아이들이 한글 학교를 다니는 날이라 꽤나 먼 거리를 운전해야 합니다. 이 곳의 도로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다가, 무슨 장애물 피하기 경주하듯 요리조리 곡예 운전을 하는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운전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이들을 데려다주고는 학교 수업이 끝날 때까지, 정해진 시간내에 각지를 돌며 일주일 먹을 싱싱한 과일이며 야채며 공수해야하는 일이 미션 임파서블을 방불캐 합니다. 오늘은 싱싱한 배추를 다섯 포기나 구했기 때문에 매우 성공적인 하루였습니다.
방과 후 겨우 운전해서 집에오니 피곤이 몰려 오는 와중에 우리 딸아이는 아빠랑 놀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후의 비기 "병원 놀이"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언제나 환자 역할입니다. 쥐죽은 듯이 눈을 감고 누워 있어야 합니다. 그러는 동안 아이는 다양한 의료 처치 기술을 연마합니다. 윈윈하는 게임입니다.
어제 비트코인이 $8,000달러를 저점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제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유명세를 타게 된 마이클 노보그라츠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제가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머리 숯이 적은 분들이 유독 많습니다.
첫아이가 다섯 살 때 홈플러스에서 있었던 일화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갑자기 큰 아이가 격앙된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지릅니다. "아빠 ! 저기 아빠가 좋아하는 대머리 아저씨 있어 !"
저와 눈빛을 마주친 그 분은 허허 웃으시긴 했는데 하얗던 머리가 홍조로 변해갔습니다. 그리고는 황급히 화장실로 자리를 떴습니다.
우리 아이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아빠 ! 저기 대머리 아저씨 도망간다 !"하면서 막 화장실로 뛰어가는데 제가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혹시라도 이런 글이 기분 안 좋으신 분 계신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도 머리카락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의 연장선상에서 오늘은 예전에 친구한테 들었던 얘기를 하나 들려 드리려고 합니다.
모 지역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탈모클리닉이 있습니다. 지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근 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비행기 타고 상담받으러 오는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기적의 효과를 봤다는 증언과 후기들도 인터넷 등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루는 그 비결이 너무 궁금했던 친구가 이 곳에 들러 약을 처방받아서는 다른 지역에 알고 지내는 의사 친구에게 처방전 사본을 보여주며 일반적 탈모클리닉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인터넷 후기에서 검색된 사진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랬더니 그 의사 친구의 얘기는 대략 이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명한 발모제인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프로페시아가 주성분입니다. 그런데 이 성분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특정 기능이 조금 저하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기능을 부스팅하는 다른 약을 같이 처방합니다.
그런데 부작용을 막기 위한 이 약의 부작용으로 혈관이 축소되어 심혈관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혈관확장제를 같이 처방합니다. 그런데 또, 혈관확장제를 같이 처방하면 위벽의 출혈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위 보호제를 또 같이 처방합니다.
이는 오래 전 들었던 내용을 제가 대충 상상으로 지어낸 것이므로 실제와 다르긴 합니다만, 요는 누구나 아는 주요 성분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호 연쇄적인 다중 헷지 처방을 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렇게 연구된 그만의 레시피가 그의 성공 비결 중 큰 몫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투자의 방법론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하락장을 통해 느끼셨겠지만, 가상화폐 시장의 아킬레스 건은 갑작스러운 큰 하락장이 오면 모든 코인이 함께 하락한다는 점입니다. 상승장에서는 다이나믹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시장의 수익을 초과 달성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의 난이도가 높습니다.
저는 관찰을 통해 방어력이 좋은 네오와 이더리움의 비중을 늘리고, 하락을 대비해 남겨뒀던 현금을 물타기 하고, 근면한 이삭줍기 활동을 통해 추가 이익을 향유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RW 기준으로 손실이 나는 것은 막지 못했습니다.
한편 그러는 와중에 국내 주식시장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점을 찍는 랠리를 보였으므로 주식시장에 함께 투자하시는 분은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손실을 일부나마 만회하는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주식을 함께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가진 종목들이 주가 상승 대비 좀 부진했습니다.
그저께인 2월 2일은 가상화폐 시장도, 주식시장도 큰 폭으로 하락한 날이였으므로, 결국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현금을 쥐고 있던 분들이 가장 큰 수혜자이기는 합니다.
저는 큰 재미를 보았던 작년의 6월이나 9월의 대하락장과는 달리 이번에는 조금 이른 판단으로 큰 기회를 다 누리지 못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시점에 어떤 부분에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한번 뒤돌아 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입니다. 이제는 다음 기회를 기다리며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어야 될 시기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들을 잘 복기하시고 시사점을 얻으신다면 다음 하락장은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이 정도로 갈무리합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p.s. Bittrex 거래소에서 US 거주자들에게는 달러 직접 입금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원문은 아래와 같은데, 이 경우 USDT 기반의 거래가 중단될 수도 있지 않나하는 기자의 해석이 있습니다. 여기서 possibly는 아니어도 그만인 진지한 표현은 아닙니다. "테더를 덤핑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잘못된 해석을 어디선가 봐서 덧붙입니다.
Bittrex CEO, Bill Shihara has revealed that the US based exchange would open up USD deposits, possibly dumping tether as their main pairing.
p.s.2. 어제 대작 "카라스"를 첨부했더니 온통 카라스 얘기만 하셔서 글이 묻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초심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멘탈의 수련은 365일 지속되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