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정치와 경제, 그리고 화폐라는 이름으로 포스팅을 하려 했으나, 썰전의 거한 어그로에 말려서 제목이 도전장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알쓸신잡의 패널로써,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써의 유시민씨에 대해서는 호감이 많으나, 이번 일에 대해서는 반론을 피고자 합니다.
어제 방송에서 두 패널의 발언을 중심으로, 과연 비트코인은 거품인가라는 과거 포스팅과 연관하여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지식인이라면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바다이야기라는 극단적 비유를 동원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에 많은 실망을 하게 되었는데요.
저 역시 한 명의 저널리스트로써 KAIA등을 적대하며 과거 바다이야기와 싸워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다이야기도, 암호화폐도 모두 겉핥기에만 그친 채 공중파 방송에서 저런 언급을 하는 데 대해 반박을 하려 합니다. 사실, 통찰의 부족보다 정보의 부족에서 저런 말이 나온거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한때 기자밥 먹은 사람으로 곤조가 있는데 깔 건 까고 할 말은 해야죠.
가장 먼저 언급한 내용은 사회적 생산적 기능이 하나도 없는 화폐다 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XRP로 대표되는 (다른 암호화폐 역시 수행 가능한) 암호화폐가 빠른 가치전환과 명료한 이동, 투명한 검증과정이라는 강점을 드러내며 수행하는 환간 거래의 편의는 과연 사회적 기능이 아닐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화폐가 갖는 의의는 그거면 족해요. 거래의 매개체. 그리고 가치의 저장 수단.
어제 방송에서 유시민씨가 말했던 것 처럼, 현 시스템의 명목 화폐(Fiat Currency)는 기본적으로 국민 국가의 경제 활동과 밀접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명목 화폐에만 모든 것을 의존할 경우 대외적이든 대내적이든 정치적인 영향을 매우 크게 받는다는거지요. 당장 집권당의 정책 혹은 미국의 정책에 따라 치명적인 피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IMF 사태에서 배운게 없는건지, 왜 김영삼 정부 이후의 모든 정부(박근혜 정부 제외)가 스왑을 미친듯 추진하며 외환 보유량을 (정확히는 USD) 늘려온 건지 통찰이 부족하다는 의심이 듭니다. KRW는 USD와의 교환가치가 없어지는 순간 그냥 휴지가 되는겁니다. 현재 국제경제 시스템 하에서의 USD는 금조차 때려잡을 정도로 절대적인 강자가 되었어요.
하지만 암호화폐 시스템 하에서는 달라집니다. 물론 BTC 중심의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지만, 이 시스템은 언제든 변동될 수 있으며, 또한 암호화폐 내부에서도 각각의 고유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어 각각의 가치를 보존하고 거래를 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한편으로 수많은 알트코인들에 대해서도 문제다 투기다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세계의 모든 통화를 싹 없애고 USD 하나로 하자는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묻고 싶습니다.
국가가 환율에 억지로 개입해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국가 경제 정책은 수많은 실패와 한계를 보였습니다. 물론, 국가는 국민들에게 걷는 세금을 통해 최대한의 아웃풋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에요. 그걸 매개하기 위해 국가는 자신들의 체계 하에서 통용되는 명목화폐를 발행하고, 그것을 관리합니다. 그러나, 굳이 그게 아니어도 됩니다. 러시아가 암호화폐를 합법화 하겠다는 것 처럼스스로의 제도 속에 포함시켜서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어요.
또한, 화폐가 실물과 1:1로 대응되어야 한다는 논리조차 이미 먼 우주로 떠난 지 오래입니다. 굳이 닉슨 대통령을 끌고 오지 않더라도요. 지금 현재 명목화폐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국가의 국민에 대한 통제와 더불어 미국 달러가 갖는 세뇨리지를 계속 지지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인간이 만들어 낸 것 중, 가장 새로운 것이자 가장 변하지 않는 것인 블록체인에 저는 개인적으로 사회적 함의가 더욱 부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굳이 BTC가 아니더라도, 이 시스템 자체는 인간 생활의 모든 것을 바꿀 가능성이 굉장히 크며, 당장 Steemit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그렇게 변해 가고 있습니다.
BTC 자체는 언젠가 사멸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하나의 현상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모든 것이 '도박', '사기', '투기'로 분류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오히려 사회 자본이 이쪽으로 몰리는 데 대해, 국가와 사회는 자신들이 만든 화폐라는 가치가 그 만큼의 부가가치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것을, 그리고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소비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존 경제 질서가 망가져 있었다는 사실을 하루빨리 자각하고 이를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