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First Thing First)
안녕하세요. 입니다. 지금 암호화폐 시장이 많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거래소 Upbit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마운트 곡스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10,000불을 노리고 있었던 비트코인의 시세는 다시 8000불까지 꼬라박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렇게 멘탈이 털릴 때 마다 업비트 앱을 삭제하고
님의 글을 보며 심신의 안정을 찾습니다. 이처럼 심신을 다질 수 있는 나만의 힐링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도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서 버티는 방법일 것입니다.
비트코인(Bitcoin)
흔들리는 여러분의 멘탈에, 이 글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뇌피셜을 말하려함이 아닙니다. 제가 여태까지 몰랐던 비트코인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사실들이 있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한 경제학도로써, 저는 비트코인에 대해서 굉장히 과소평가를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경제학도로써 비트코인이 화폐경제학적 측면에서 과연 화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분석을 했었습니다. 비트코인이 가치저장의 수단이 되느냐, 교환의 척도가 되느냐, 가격 변동성 대비 거래 속도가 빠르냐 등등. 기존 경제학자들의 관점과 비슷한 관점으로 비트코인을 분석했고, 저는 결국 비트코인이 교환의 매개는 될 수 있으나 화폐는 될 수 없다는 식의 결론에 도달했던 거 같습니다.
불과 몇일 전 까지만 하더라도 스팀이 비트코인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죠.
사실 비트코인이 지금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하는 이유도, 상징적인 측면에서의 수요이지. 기술적인 우월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비트코인은 화폐이지만, 좀 더 포괄적인 의미로는 디지털 화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20세기에 존재했던 화폐경제학으론, 비트코인의 모든 부분을 분석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화폐로써 가장 중요한 것은 접근성 입니다. 다른말로는 보편성(Universality)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의 아버지인 카를 맹거(Carl Menger)는, 교환의 매개가 화폐가 되려면 우선 보편화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디에서나 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화폐로써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속성이죠.
결국 그 보편성은, 느린 네트워크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모든 국가가 한국처럼 광역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인터넷 자체는 많이 보편화 되어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국가들에 빠른 네트워크가 보편화 되어있지는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가장 부유한 미국의 경우에도, 특정 도시에만 광역 네트워크를 갖추었을 뿐, 고속도로나, 비교적으로 한적한 중부지역에선 인터넷이 많이 느립니다.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에도 지역에 따라 네트워크 속도의 격차가 나는데, 국가와 국가간의 차이는 오죽할까요.
비트코인이 거래될 수 있는 환경.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거래될 수 있는 환경에 대해서도 우리는 알아봐야 할텐데요. 비트코인의 블록 크기는 1mb 입니다. 물론, 비트코인 캐시의 8mb나, 다른 알트코인 블록들의 크기에 비교하면 현저하게 작은 크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더 적은거래량을 소화하겠죠.
결국 이러한 처리량에 대한 비판이,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없는 이유라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비트코인의 이렇게 느린 처리량이 역설적으로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비트코인 블록 생성주기는 10분입니다. 그리고 비트코인 블록의 크기는 1mb 입니다. 즉, 1분에 1메가만 소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비트코인이 사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죠.
결국 기존에 블록크기를 확장하여 많은 거래량을 소화하는 알트코인들의 경우엔, 기존에 비트코인이 가졌던 속도의 문제는 해결했지만, 느린 네트워크에선 승인조차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즉, 어디에서도 검증이 될 수 있는 자산은 비트코인 밖에 없다는 이야기죠.
님께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잘 비유를 해 주셨는데요. 기술적으로 발달되지 못한 곳에선, 신용카드를 받아주지 못하지만, 금은 받아줄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금은 신용카드 보단 불편하지만, 어찌되었든 어디에서도 교환의 매개로써의 작동은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어찌보면 사토시 나카모토는, 불편하지만 가장 원초적인 암호화폐를 만들어 놓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은 다른 개발자들이 만들도록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으로 탈 중앙화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본질적인 것은, 가공되지 않았기에 불편할 수 있지만, 가장 보편적이다 이것이 제가 최근에 비트코인을 보면서 느끼는 생각입니다.
비트코인은 어쩌면 영원히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그런 자산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화폐의 가장 본질적인 상품이 금인 것처럼 말이죠.
다시한번 사토시 나카모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