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시작하며.
사실 이런 종류의 글은 진작에 쓰고도 남았을 부류의 글이다. 왜냐하면, 난 EOS에 대해서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고, EOS의 헌법이 나오자마자 헌법에 대해서 읽어봤고 나름대로 많은 생각들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왜 지금이냐. 글쎄. 아무래도 내가 오늘 다녀온 EOS Community Conference에서 자극을 받아서 인 거 같다. 블록원의 VP of Product 인 토마스 콕스는 공공선택 학파이자, 'governing the commons'라는 주제로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엘리너 오스트롬의 말을 빌려서 EOS 생태계를 설명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블록원의 VP고 뭐고 다 떠나서 EOS에 가장 합리적인 설명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일단 EOS는 기존에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론으론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EOS 생태계를 디자인한 댄 라리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태계를 그려나갔는지 이해를 해야하는 것도 중요하다(적어도 댄의 생각이 오스트롬과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EOS의 생태계를 다시한번 분석하고 설명하고, 그리고 보완할 점을 제안할 계획이다. 물론 반응을 보고서 영어로도 글을 써서 EOS 전세계 커뮤니티에도 제안을 해볼 계획이다.
인문학, 그리고 블록체인
사실 나는 대학교에서 인문학을 공부했다. 더 엄밀히 말하면 철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철학은 자유주의 철학을, 경제학은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이다. 컴공 전문가들이 널린 블록체인 필드에서 내가 어슬렁대는 이유는, 블록체인이 단순 코딩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블록체인이든 아니든 사람들이 모여서 형성하는 커뮤니티엔 정치가 들어갈 수 밖에 없고, 경제 메커니즘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인간이란 본디 그런 존재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을 기억해야한다.
이뜻은 블록체인이든 코딩이든 사람들이 관여하는 모든 곳엔 인문학적인 인사이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문학자들은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기에 블록체인 커뮤니티에 인문학적 인사이트를 제공해주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도 한동안은 블록체인 공부에 매진했다. 블록체인 입문서라고 볼 수 있는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백서부터 시작해서, 의 상식사전, 미디엄의 여러 글들, 댄 라리머와 비탈릭 뷰테런의 블로그 커멘트들. 그리고 나 나름대로 블록체인을 설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지금 이렇게 글을 쓴다.
특히 이오스
비트코인도, 이더리움도, 그리고 이외의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다 정치적인 이슈들이 존재한다. 결국 모든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합의 네트워크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오스가 유별나게 더 특별한 이유는 이오스 자체가 통치되는 블록체인(Governed Blockchain)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보다도 좀 더 체계적인 통치 구조들이 존재한다.
비록 블록체인이라는 디지털 세계의 코딩이지만, EOS는 블록체인 위에 국가를 건설하려는 야망을 가진 프로젝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세계의 통치 모습을 많이 닮아있다. 우선, 행정부가 존재한다. EOS 세계에선 BP, 즉 블록 프로듀서들이 그들이다. 그리고 입법부가 존재한다. 결국 입법부는 이오스 토큰을 가지고 있는 홀더들이다(Works Proposal도 포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법부로써 존재하는게 Arbitrators, 중재자들이다. 이러한 삼권분립이 존재하는 블록체인은 EOS가 처음이다. 물론 누군가는 이러한 모습들을 '중앙화'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과연 이러한 삼권분립 시스템이 중앙화일지 아닐지에 대해서 분석하는 것 또한 이 글을 쓰는 목적 중 하나다. 사실 앞으로 얼만큼 연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하지만 이오스 고버넌스에 대해서 A-Z까지 다 설명하고, 좀 더 탈 중앙화 되어있는 이오스 생태계를 제안하는 것을 완료하면 이 글은 끝이라고 본다.
앞으로 이 글을 쓰는 나의 관점은 지극히 오스트리아 학파, 자연권 철학, 그리고 시장주의적 무정부주의를 기반으로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관점이 이오스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댄 라리머 자체가 오스트리아 학파면서, 자연권주의자고, 시장주의적 무정부주의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EOS Community Conference 에서 Cryptolions의 대표가 말했던 거 처럼, 댄이 차마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제안을 해보고 싶다.
되도록이면 짧은 시일내에 빨리 연재를 끝내고 싶다. 그러므로, 내일 또는 그 다음날 중으로 EOS헌법에 대한 분석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런 종류의 글을 좋아하실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EOS에 투자한 사람으로써 이정도의 정리는 해줘야 좀 더 명확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