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가는길
아무 생각없이 앞만보고 걷는데
몇년동안 보지 못햇던 친구가 맞은편에서 걸어온다.
벙거지를 뒤집어쓴 새까만 얼굴
무슨일이 있었나? 그새 많이 늙어 보인다.
친구가 사는 동네도 아닌데 이렇게 마주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대박이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손을 꼭 잡고
이름을 부르며 얼굴을 쳐다 보는데
그다지 반갑지 않은 얼굴
아니 조금은 불쾌한 얼굴이다.
서둘러 잡은 손을 빼내며
바쁘다고 종종걸음으로 시아에서 사라지는 친구를 바라보며
한참을 넉이 나간듯 서 있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
몇년전만 해도 한달에 두어번은 만나서
소주를 한잔씩 했고
가끔은 사우나에 같이가서 서로의 등을 밀어 주기도 했던
그를 빼고는 내 인생을 이야기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친구다.
박근혜의 탄핵을 위해서 서울광장에 사람이 모이던 그때
내차 옆자리에 앉아 사우나를 향해가던 그때
우리는 왜 정치적인 논쟁을 했을까?
모두가 박근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