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다가 깨어나서
회복하고 있는 내친구 철수의 병문안을 갔습니다.
마른 얼굴로 눈가에 물기를 보이며
나를 반기는 녀석을 안으며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우리에게 돌아와준
철수가 너무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고등학교시절 철수는 우리중에 아이큐가 제일 높았고
공부는 제일 못했습니다.
좋은 머리로 말썽만 피우는 속칭 꼴통 이었습니다.
가방에 포르노 잡지를 한가득 가져와 친구들에게 나눠주며
거들먹거리던 철수의 모습이 생각 납니다.
매일 왁자지껄 떠들고만 다니던 철수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노트에 뭔가를 끄적이기 시작하더니
우리를 어린아이 취급 하기 시작 합니다.
작가가 되겠다고 소설을 쓰겠다고 합니다.
그 후부터 철수의 모습은 고뇌하는 작가 모습이었죠
얼마후 윤리수업시간 이었습니다.
점잖은 여선생이었던 윤리선생님이
뒷자리에서 딴짓을 하고 있는 철수를 부르시고
그가 긁적이고 있는 노트를 빼앗아 읽기 시작 합니다.
그때 선생님의 모습
큰소리로 읽다가 점점더 목소리가 작아지고
그 다음엔 소리가 나지를 않고
선생님의 얼굴이 빨게지고 눈에서 경련이 일어나고
갑자기 출석부로 철수의 얼굴을 사정없이 내리치더니
지휘봉으로 지칠때가지 때리십니다.
그런데 철수는 아무 동요없이 맞기만 하고...
도대체 철수의 소설은 무슨 내용 이길래...
세월이 흘러서 우리가 성인이되고 술자리가 있을때마다
철수에게 그 이야기를 물어보면 대답없이 그져 웃기만 합니다.
뭘 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그 시절 우리들의 성을 눈뜨게 했고
우리들의 우상이었던 철수가 돌아 왔습니다.
죽기전에 꼭 그소설의 내용을 알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얼굴이 조금씩 붉어지고
눈가에 경련이 일어나고 갑자기 분노가 폭팔한 그 소설
철수의 소설은 3학년4반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입니다.